[아시아경제 손현진 인턴기자]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은 여성 인턴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받아 파문이 일었을 당시를 회상하며 8일 자신의 블로그 칼럼에서 "자살 문제를 놓고 때로는 홀로 흔들렸던 것을 실토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윤 전 대변인은 이날 오전 7시 자신의 블로그 '윤창중의 칼럼세상'에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나'라는 글을 올렸다. 앞서 그는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아침 7시에 '내 영혼의 상처-윤창중의 자전적 에세이'를 연재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칼럼에서 "성추행 사건이 터지자 나를 겨냥해 퍼붓는 언론의 숱한 보도를 접하면서 맨 먼저 떠오른 상념이 있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었다. 그의 자살을 그토록 비판했던 내가 노무현을 떠올리다니, 노무현을"이라며 "언론에 의해 철저히 무너진 패자(敗者)로서 새삼 노무현 전 대통령을 향해 동병상련(同病相憐)의 정이 들어갔다"고 전했다.
과거 김영삼 전 대통령이 총재로 있던 통일민주당 출입기자로 일했던 당시 정치 초년병이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을 만났다는 그는 노 전 대통령이 취임했을 때 '나는 과격한 개혁이 좋다'라는 제목의 우호적인 칼럼도 썼지만 대통령 취임 연설을 할 때부터 노 전 대통령의 이념적 노선을 비롯해 언행 모두에 이르기까지 실망을 느꼈다고도 언급했다.
이어 노 전 대통령의 자살은 '언론의 집중 포화'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리면서 "나 역시 자살 문제를 놓고 홀로 흔들렸던 것을 실토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14층 내 아파트 베란다에서 뛰어내리며 소리 지르고 싶은 동물적 저항 의식을 억누르기가 힘들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다"고 고백했다.
아울러 "나는 비록 공소시효가 종료됐지만 이 사건으로 인해 많은 상처를 받게 된 국민 모두에 깊이 사과하며 자숙하고 반성하는 삶을 살아가려 하지만 억울한 것은 억울하다고 국민에게 말씀드리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칼럼 활동에 대해 윤 전 대변인의 SNS를 중심으로 응원의 메시지가 이어지고 있으나 한편으로는 "떳떳하면 당당하게 미국에서 조사를 받았어야지", "피해자 코스프레 말고 자중하시길"과 같은 비판적 목소리도 나오는 등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손현진 인턴기자 free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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