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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구성 지연·빨라진 예산제출'…최악의 구멍 결산심사가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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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산 이제는 제대로 해야한다 ①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지난해 집행한 약 385조원 규모의 정부지출에 대한 결산심사가 최악의 엉터리 심사로 진행될 것으로 우려된다. 지난 3일 김광묵 국회예산정책처 예산분석실장은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과 보좌진을 상대로 한 예ㆍ결산 설명회 자리에서 "올해 결산심사는 사상 유례가 없이 허술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을 하고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고 밝혔다.


결산심사를 앞두고 국회 안팎에서 우려가 나오는 것은 일단 물리적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해 결산을 지난달 31일 국회에 제출했지만 아직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물론 상임위 구성을 두고서 여야간 힘겨루기가 치열한 상황이다. 현행 법에 따르면 결산심사는 정기국회가 개원하는 9월 전까지 마쳐야 한다. 하지만 원구성이 언제 완료될지 모르는데다 원구성이 이뤄져도 새로 짜여진 상임위 등에 대한 현안 파악 등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결산 심사는 뒷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국회 개원 등이 늦어진 점을 감안해 정기국회 이후까지 결산심사를 미루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지만 이마저도 올해는 여의치 않다.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올해 예산은 지난해에 비해 10일, 19대 출범(2012년) 당시에 비해서는 한 달가량 빨리 제출된다. 이 때문에 정기국회가 시작되면 결산심사는 예산심사에 비해 뒷전이 될 수 밖에 없다.


19대 국회에서 20대 국회로 바뀌면서 인적 구성이 달라진 것도 문제다. 지난해 예산을 심사한 국회 구성원과 결산을 심사하는 국회의원이 불일치하면서 자연히 결산심사에 소홀해질 수 있다. 한 국회 관계자는 "같은 국회에서도 전후반기만 바뀌어도 결산에 대해 관심을 안 갖는데 지금처럼 대가 바뀌었을 경우에는 관심을 갖기 어렵다"고 말했다. 올해처럼 국회가 바뀌지 않더라도 결산심사 책임 소재는 쟁점이었다. 새누리당 예결위 관계자는 "예결위 구성원이 매년 바뀌면서 예산을 편성한 예결위는 결산 심사를 다음 예결위로 넘는 것이 관례"라고 설명한다.

결산 심사가 중요한 것은 정부의 방대한 재정집행에 대해 국회가 실질적인 점검 기회를 갖는 절차이기 때문이다. 국회는 정기국회에서 내년도 예산안을 심사하지만 올해 예산은 집행 과정중이기 때문에 제대로 집행됐는지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없다. 따라서 그 전년도 결산을 통해서 정부 예산이 제대로 잘 집행되는지 문제가 없는지를 파악해 내년도 예산을 심사할 수밖에 없다.


방대한 규모의 예산에 대해서 '제대로 잘 집행됐는지' 따져볼 수 있는 기회는 결산이 유일하다. 결산은 사전적인 의미로는 회계연도 내에 발생한 모든 국가 수입과 지출 자산 및 부채 등의 증감내역을 확정적 수치로 표시하는 행위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정부의 재정 집행이 제대로 집행되고 있는지 '성과관리' 측면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올해 기준으로 386조4000억원이라는 정부 재정의 효율적 재정 집행 감시라는 측면에서도 결산의 의미는 중요하다.


결산의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정의화 전 국회의장은 지난해 예정처에 개선방안을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 이에 따라 예정처는 결산안 정부 제출일을 15일 단축해 조기에 국회에 제출하는 것과 결산 심사기간을 지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예정처는 중앙관서 결산보고서 기재부 제출,국가결산보고서 감사원 제출,감사원 검사 기재부 제출기간을 각각 5일씩 줄일 경우 보름의 시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아울러 상임위별 결산 심사기간을 지정해 기한내 심사를 마치지 않을 경우 예결위에서 심사할 수 있도록 집중 심사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하지만 이같은 방안은 실제 개혁으로 이어지지 못했고, 올해 결산 심사는 다시 '부실심사' 위기에 놓였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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