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미란 기자] 베트남을 방문 중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대중 연설을 통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언급하며 중국을 견제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하노이 국립 컨벤션센터에서 시민을 대상으로 오바마 대통령은 "분쟁은 평화롭게 해결돼야 한다"면서도 "큰 나라들이 작은 나라들을 괴롭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는 남중국해를 두고 중국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어 그는 "어느 곳에서든 미국은 계속 비행하고 항해하며 작전을 펼쳐나갈 것"이라며 남중국해에서 항공모함·전투기 등을 동원한 순찰 등을 펼치고 있는 미국의 입장을 강하게 피력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중국은 즉각 반발에 나섰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을 통해 "미군 군함과 군용기가 누리는 항행의 자유를 국제사회가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역외국가(미국)는 지역 국가의 평화수호 노력과 지역의 규칙·질서를 존중해야 한다"면서 "남중국해 주권, 안보, 지역의 규칙·질서를 위협하고 지역의 평화·안정을 어지럽혀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중국과의 대립각이 날카로워지는 가운데 오바마 대통령은 국립 컨벤션 센터에서 베트남의 인권 문제에 대해 "기본권은 베트남의 미래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 이러한 권리를 인정하는 것은 안정을 강화하고 전진의 토대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연설에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현지 미국대사관에서 장애인, 성 소수자, 언론 자유 등을 위해 싸우는 활동가와 목사 등 6명을 만난 자리에서 "베트남은 많은 면에서 놀랄 만한 진전을 했지만 여전히 심각하게 우려할 만한 영역도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베트남을 비롯한 참가국 간의 협력을 증진할 것이라며 TPP의 비준 필요성도 역설했다.
그는 TPP가 이행되면 베트남 노동자들의 임금이 높아질 것이라며, 베트남 노동자들의 노동조합 결성의 권리를 보호하고 강제 노동과 아동 노동도 막아줄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하노이에서 남부 경제도시 호찌민으로 이동해 기업인들을 만날 예정이다.
노미란 기자 asiar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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