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베이징=김혜원 특파원] 중국의 젊은 하우스푸어는 30년 후 부자가 돼 있을까. 최근 분위기를 보면 정답은 '아니다'로 기울고 있다.
중국 참고소식망(參考消息網)은 22일(현지시간) 홍콩 상보(商報)의 분석을 인용해 중국 부동산시장의 거품이 꺼지면서 가격이 폭락하면 '팡누(房奴·집의 노예)'의 백만장자 꿈은 백일몽에 그칠 것이라고 보도했다. 팡누는 평생 대출금을 갚으며 주택의 노예로 살아야 하는 사람들을 이르는 신조어다.
십 몇 년 전만 해도 중국에서는 '집을 사는 것이 돈을 버는 것'이라는 공식이 통했다.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로 부동산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투자 목적으로 빚을 내 집을 사고 대출금을 내면 당장 수중에 남는 것이 없었지만 큰 조정 없이 폭등한 집값이 큰 부를 안겨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 사이 수요와 공급 불균형에 따른 거품이 과해졌고 경기도 예전만 못해 미래 30년 중국의 부동산시장은 과거와 같은 지속적인 상승세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참고소식망은 앞으로는 부동산시장이 단기간(3년)을 주기로 필연적으로 조정을 받을 것으로 진단했다. 그러면서 부동산으로 부를 쥔다는 과거의 공식은 주택담보대출 이자율이 지금처럼 낮고 위안화 화폐 정책을 유지한다는 전제가 있었기에 가능했으며 앞으로 중국에서도 금리 파동을 겪지 않을 수 없다고 내다봤다.
이자율이 오르는 순간 대출금 상환이 힘들어지고 30년 후를 가정했던 자산은 신기루처럼 사라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중국 은행들의 1분기 신규 대출 6조2000억위안(약 1094조원) 중 3분의1은 부동산 부문에서 이뤄졌다.
중국 정부가 이례적으로 부동산 거품을 인정하고 나선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이는 부동산이 '거주'보다는 투기꾼의 수익 도구로 전락하는 상황을 당국이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베이징과 상하이, 선전 등 1선 대도시 정부는 서둘러 주택 매매 관련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다.
참고소식망은 "최근 부동산 매매 기류를 보면 이미 집을 소유한 중산층들이 현 시기가 부동산 투자 마지막 기회로 보고 덤벼들고 있다"며 "곧 부동산 정책에 많은 변화가 생길 것이고 결과적으로 심각한 채무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베이징 김혜원 특파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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