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새누리당이 고질적인 당내 계파 갈등으로 비상대책위원회와 혁신위원회 발족에 실패한 가운데 정진석 원내대표와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이 18일 한자리에 앉았다.
정 원내대표와 현 정무수석은 18일 5ㆍ18 민주화 운동 36주년 기념식 참석을 위한 광주행(行) KTX 열차에서 조우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바로 앞 뒷자리에 앉았음에도 단 한마디의 인사말도 나누지 않았고 악수조차 하지 않았다.
이날 아침 일찍 서울 용산역에서 KTX 열차에 오른 정 원내대표는 광명역에서 탑승한 현 수석이 자신의 바로 앞자리에 앉는 것을 봤으나 침묵을 지켰다. 현 수석도 내내 눈을 감은 채 아침잠을 청했다. 지난 12일 현 수석이 국회를 찾아 정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은 뒤 비공개 면담을통해 20대 국회의 '협치'에 공감하고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3당 원내지도부 회동의 의제를 논의하던 것과는 사뭇 다른 장면이었다.
공교롭게도 이날 정 원내대표와 현 수석이 탄 KTX 열차 특실에는 정의화 국회의장도 함께 탑승했다. 전날밤 일본 출장에서 돌아온 정 의장은 이날 용산역에서 정 원내대표와 악수하며 인사했으나 현 수석과는 따로 인사말을 나누지 않았다.
당내 계파 갈등으로 국회의장과 원내대표, 청와대 정무수석이 한자리에 만났지만 서로를 무시하는 진풍경이 벌어진 셈이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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