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손현진 인턴기자] 규모 7.8의 지진이 강타한 에콰도르 주요 도시의 피해 상황이 드러나면서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생존자들의 증언이 하나둘씩 전해지고 있다.
에콰도르 과야킬에 사는 호세 메레길도는 17일(현지시간)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세상의 종말이 왔다며 이웃 사람들이 모두 비명을 질렀다"고 지진이 강타했을 당시의 참혹한 순간을 떠올렸다.
이번 지진은 전날 해가 진 직후인 오후 6시58분 에콰도르 무이스네 근처에서 발생했다. 규모 7.8의 강진인 데다가 진원이 19.2㎞로 얕아 특히 민가에 큰 충격을 안겼다.
에콰도르에서 인구밀도가 가장 높은 과야킬은 진앙에서 480㎞ 정도나 떨어져 있으나 가옥이 무더기로 붕괴되고 전원이 끊기는 등의 큰 피해를 입었다.
주민들은 매몰된 친구나 가족을 구하기 위해 구조대가 도착하기 전까지 맨손으로 돌무더기를 파냈다. 메레길도는 "내 생애 최악의 경험"이라고 격한 심경을 털어놓았다.
마리아 자라미요는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창문이 처음에 조금 흔들리더니 오래, 점점 강하게 흔들렸다"며 "7층에 있다가 전기가 차단된 상태에서 탈출했는데 거리에는 사람들이 맨발로 불안에 떨고 있었다"고 말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메레세데스 토레스는 지진이 발생할 때 가게에서 개 사료를 사고 있었다. 토레스는 "계산대 앞에 있는데 뭔가가 나를 공중으로 잡아 던졌다"며 "그러고는 세상천지가 움직이기 시작했고 물품이 떨어져 내리고 사람들은 비명을 질렀다"고 말했다.
진앙에서 가까운 페데르날레스에서는 절망에 가까운 신음이 쏟아지고 있다.
가브리엘 알키바르 페데르날레스 시장은 현지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하려고 하지만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며 구조 지원을 촉구했다.
손현진 인턴기자 free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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