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의 정치적 후견인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이 정치권에 탄핵 시도 자제를 촉구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공개한 영상 메시지에서 탄핵안 표결을 앞둔 하원의원들을 향해 "탄핵 시도는 무모한 행위"라면서 "평정심을 되찾기 바란다"고 밝혔다.
룰라는 17일 이뤄지는 하원 전체회의 표결에서 탄핵안이 부결되면 자신이 앞장서 호세프 정부의 새 출발을 이끌 것이라면서 "정치권의 대화 재개와 국가적 단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적으로 선출된 대통령을 아무런 죄도 없이 내쫓는다면 누구도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그런 일이 일어나면 위기가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호세프 대통령은 이날 밤 TV·라디오 대국민 연설을 통해 탄핵 반대를 호소할 예정이다.
호세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자신이 부패에 연루됐다는 증거가 없는 상태에서 탄핵을 추진하는 것은 브라질의 민주주의를 위기에 빠뜨리는 행위라고 주장하면서 탄핵 지지자를 쿠데타 세력으로 규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원은 이날 호세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표결 절차를 시작했다. 하원은 16일까지 이틀간 전체회의를 열어 각 정당 대표들의 탄핵에 대한 찬반 토론을 진행하고 17일 탄핵안을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하원 전체회의 탄핵안 표결은 17일 오후 2시부터 밤 9시까지 진행된다. 전체 의원 513명 가운데 3분의 2인 342명 이상이 찬성하면 탄핵안은 하원을 통과한다.
현재까지 하원 의석을 가진 25개 정당 가운데 15개 정당이 탄핵 찬성을 당론으로 정했다. 5개 정당은 탄핵에 반대하고, 나머지 5개 정당은 당론을 정하지 않았다. 의원 수로 따지면 338∼342명이 탄핵에 찬성하고 123∼128명은 반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탄핵안이 하원을 통과하면 상원으로 넘겨진다. 상원의 탄핵 심판을 거쳐 전체회의 표결에서 81명 가운데 3분의 2(54명) 이상이 찬성하면 최종 가결된다. 상원에서는 전체 81명 가운데 43∼44명이 찬성하고 18∼19명은 반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탄핵안이 최종 가결되면 호세프 대통령은 2018년 12월 31일까지인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퇴출당하고 미셰우 테메르 부통령이 남은 임기를 채운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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