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올 1분기 삼성전자는 전 부문이 호실적을 내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전자업계 전체로 보면 세트사업, 부품사업이 엇갈리는 모습이었지만 삼성전자는 앞선 기술력 덕분에 부품사업에서도 선방하는 모습이었다. '반도체-휴대폰-가전'을 중심으로 한 포트폴리오가 빛을 발한 셈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증권가의 부진 예상을 딛고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전체 영업이익 6조6000억원 중 스마트폰이 주력인 IT모바일(IM) 부문이 절반 이상인 약 3조5000억원을 차지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4일 출시한 갤럭시S7 시리즈가 역대 최단 기간인 20여 일만에 1000만대 이상 팔린 덕이다.
갤럭시S7은 전작에 비해 한 달 이상 앞당겨 출시했다. 애플 등 경쟁사의 신제품 때문에 프리미엄 시장을 잠식당하는 것을 막기 위한 대책이 먹힌 것이다.
메모리 제품 평균판매단가 하락으로 애초 고전할 것으로 예상됐던 반도체 부문이 선방한 것도 전체 실적에 도움이 됐다. 반도체디스플레이가 주력인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은 약 2조5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반도체 업계는 최근 치열한 경쟁 때문에 힘든 상황이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3D 낸드플래시, LPDDR4 D램 등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시장을 공략해 상당부분 선방을 해내면서 실적 방어의 버팀목이 됐다.
소비자가전(CE) 부문도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프리미엄 제품들의 판매가 늘면서 5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1분기 중 SUHD TV가 인기몰이에 나서는 등 TV사업이 호조를 보인 가운데, 생활가전도 엑티브워시 세탁기, 셰프컬렉션 냉장고 등 프리미엄 제품들도 선방하면서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이제 시장의 눈은 2분기로 쏠리고 있다. 조기 출시 효과를 본 스마트폰 사업이 2분기에도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업계에선 2분기에도 스마트폰 판매가 호실적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과, 환율 및 마케팅 비용 등으로 실적 둔화세가 나타날 것이란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1분기에는 갤럭시S7과 원화약세로 '깜짝 실적'을 냈지만 이런 호실적이 2분기까지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2분기 갤럭시S7의 판매가 예상보다 저조할 경우 마케팅비 증가로 IM(IT·모바일) 부문 수익성이 재차 하락할 것"이라며 "경쟁 D램 업체들의 움직임과 최근 원화 강세를 감안할 때 메모리 반도체 부문도 전분기 대비로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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