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만능 백업맨 김연훈…"수비·타격 다 됩니다"
개막 이후 6경기 7타점 올리며 승승장구
중심타선 부상 공백 완벽 보강, 팀 상위권 도약 한 몫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이 순간만큼은 내가 최고다."
프로야구 kt 위즈의 내야수 김연훈(32)은 타석에 설 때마다 각오를 되새긴다. 다시 기회가 없으리라는 마음가짐으로 자신의 무대를 즐긴다. 집중력을 높이고 긴장을 풀기 위한 주문이다.
그는 "야구하는 기쁨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막내 구단 kt에서 시작하는 첫 시즌의 출발이 순조롭다. 김연훈은 개막 이후 여섯 경기에서 21타수 6안타(1홈런) 7타점을 올리며 타율 0.286을 기록했다. 2루타도 세 개를 때리며 장타자로 도약하고 있다.
조범현 kt 감독(56)은 "(김연훈이)스윙하는 궤적을 바꾸면서 스프링캠프부터 타격감이 살아나고 있다. 완성도를 높이는 과정이다. 워낙 성실한 선수라 꾸준한 활약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연훈은 "이전까지 빠른 공에 적응을 잘 못해 파울이 많았다. 그래서 공을 치기 전에 준비하는 타이밍을 빠르게 하고 타구를 맞히는 지점을 앞으로 당겼다. 방망이를 간결하게 휘두르는 훈련도 많이 했다. 상대 투수와의 싸움에서 노림수가 적중하는 확률이 높아졌다"고 했다.
그는 원정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개막 3연전(1~3일)에 9번 타자로 나서다가 조금씩 타격 순번을 앞당겼다.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 개막경기(5일·8-3 kt 승)에서는 7번에 배치됐고, 6일 2차전(11-6 삼성 승)에서는 6번을 맡았다. 타격감이 좋아 중심타선을 향해 조금씩 도약했다.
김연훈은 원래 타격보다 수비 실력이 뛰어났다. 내야 전 포지션을 책임지는 능력이 무기였다. kt는 김연훈의 전 소속팀인 SK가 그를 40인 보호선수명단에서 제외하자 지난해 11월 27일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영입했다.
이 선택이 주효했다. 부상 선수를 대체하거나 수비 백업으로 염두에 둔 김연훈에게 출발부터 기회가 왔다. 중심타자인 앤디 마르테(33)와 김상현(36)이 차례로 다쳐 타석에 설 여건이 마련됐고, 공백을 충실히 메웠다. 팀이 오름세를 타는데 기여하고 있다. kt는 개막 전 5강 예상 후보에 뽑히지 않았으나 네 경기 만에 3승1패로 단독 선두에 올랐고, 상위권에서 경쟁하고 있다. 4월말까지 3승22패(승률 0.120)에 그쳤던 지난해와 달리 초반부터 승수를 챙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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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훈은 2007년 KIA 타이거즈에서 프로에 입단하고 2008년 SK로 이적한 뒤에도 주로 교체 선수로 뛰었다. 공익근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한 2012~2014년을 제외하고, 프로에서 규정타석을 한 번도 채우지 못했다. 통산 345경기에 나가 타율 0.232(583타수 135안타)를 기록했다. 데뷔 10년 차 베테랑이지만 올 시즌 연봉도 4700만원에 불과하다. 그러나 새 팀에서 늦깎이 스타로 발돋움하며 큰 기대를 받고 있다. 조 감독은 "나이가 서른이 넘었는데 아직 연봉이 그 정도다. 열심히 해서 돈을 많이 벌어야 한다"고 격려했다.
오랜 백업 생활을 통해 쌓은 내공은 김연훈의 무기다. 그는 "타석을 기다리면서 마음을 비우고 집중하는 힘을 길렀다. 아직 주전이 아니다. 스타트를 빨리 끊은 셈이다. 다시 도전할 기회가 왔다는 생각에 매 경기가 행복하다"고 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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