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10나노급 D램 시대'를 열었다. 전 세계 경쟁자들이 20나노 D램 양산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최초로 10나노대 D램을 양산하기 시작한 것이다. D램 미세공정 기술의 '마의 벽'으로 여겨지던 10나노대 D램을 양산하면서 삼성전자는 또다시 메모리 반도체 기술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부터 회로 선폭이 18나노(1나노 : 10억분의 1미터)인 8Gb(기가비트) DDR4(Double Data Rate 4) D램 양산을 시작했다고 5일 밝혔다.
메모리 반도체는 반도체 회로 선폭을 줄이는 미세화 작업을 통해 진보해왔다. 회로 선폭을 줄이면 메모리 성능이 좋아질 뿐 아니라, 한 장의 웨이퍼(반도체의 원재료인 실리콘 기판)에서 생산할 수 있는 반도체 수도 늘어난다. 제품 성능과 생산 효율이 동시에 좋아진다.
삼성전자가 양산하는 18나노 D램은 기존 20나노 D램보다 데이터 전송속도는 30% 이상 빠르며, 소비전력은 10~20% 가량 절감할 수 있다. 기존에도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경쟁사에 비해 앞서 있었다. 삼성전자가 20나노 제품을 생산한 반면, SK하이닉스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20나노 공정을 도입했고 미국 마이크론은 20나노대 초반에도 아직 진입하지 못했다.
당초 D램에서 20나노는 좀처럼 깨기 힘든 벽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2014년 세계 최초로 20나노 D램을 양산한 데 이어, 2년 만에 20나노의 벽을 넘어섰다.
D램 공정의 한계를 기술력으로 극복한 만큼, 삼성전자는 이 기술을 적용해 10나노 중반대의 D램도 적기에 양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영현 사장은 "10나노급 D램은 글로벌 IT 고객들에게 최고 효율의 시스템 투자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며 "향후 차세대 초고용량·초절전 모바일 D램도 출시해 모바일 시장선도 기업들이 더욱 혁신적인 제품을 출시할 수 있도록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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