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 이민우 수습기자]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 비리에 연루돼 검찰에 불려 온 허준영 전 코레일 사장이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심우정)는 31일 오전 허 전 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이날 9시 37분께 짙은 남색 정장 차림으로 서초동 검찰청사에 나온 허 전 사장은 미리 준비한 서면을 꺼내 들고서 “나를 몰아내려는 자들의 모함이다”며 “어느 누구의 청탁이나 비리에도 연루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변호인을 대동한 채 조사실로 향했다.
검찰은 허 전 사장을 상대로 측근 손모씨와 사이에 금품거래 여부 및 대가성 등 사실관계를 추궁하고 있다. 검찰은 허 전 사장이 폐기물 처리업체 W사의 일감 수주에 관여했거나, 손씨가 조성한 비자금이 허 전 사장에게 전달됐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폐기물 처리업체 W사 실소유주 손씨는 특정경제범죄법상 횡령 혐의로 지난 29일 구속 기소됐다. 그는 2011~2012년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 주관사로부터 127억 규모 폐기물 처리 용역 사업을 수의계약 방식으로 따낸 뒤 실지급 사업비 가운데 9억여원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초 금품 전달 의혹을 부인하던 손씨는 최근 “비자금 일부를 허 전 사장에게 건넸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또 지난달 23일 손씨 자택·사무실을, 이달 29일엔 허 전 사장 주거지를 압수수색해 관련 물증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 전 사장은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9~2011년 코레일 사장을 지낸 뒤 2012년 19대 총선 등에 출마했다가 낙선했고, 최근까지 중앙회장을 맡아온 한국자유총연맹에서 회장 연임을 노리다 실패했다. 검찰은 자금 흐름과 성격을 살펴 뇌물수수,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사업비 규모가 30조원에 달해 '단군 이래 최대 개발 사업'으로 불렸던 용산개발사업은 2013년 무산됐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이민우 수습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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