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만 여섯 번…별반 다르지 않을 것' 우려
'철저히 하겠다는 이유와 의미가 분명' 일축
[아시아경제 문승용] 전남도교육청은 29일 함평골프고등학교를 방문해 전교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및 진술서를 받은데 이어 인권침해, 징계조작, 특기생 바꿔치기 논란에 대한 전수조사를 마쳤다고 30일 밝혔다.
이날 도교육청은 최근 발생한 민원들에 대해 전수조사대책반을 구성해 함평교육지원청과 합동으로 조사에 착수했다. 또한 학교장이 지켜보는 앞에서 서류를 봉인 조치해 교육청으로 이동, 보관하고 30일 처리방안에 대한 대책반 협의회를 열 예정이다.
그러나 이번 조사도 앞선 조사와 별반 다르지 않는 ‘제 식구 감싸기’에 급급할 것이라는 우려가 앞서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도교육청은 지난해 12월부터 4개월 동안 이 학교를 상대로 조사에 착수한 것만 여섯 번째. 학생들의 피해 사실을 인지한 도교육청은 학교장을 전보 발령하고 신임 교장을 임명하는데 그쳤기 때문이다.
더욱이 신임 학교장이 부임했으나 피해학생들은 일부 교사들과 학생들에게 더 심한 왕따를 당해야했고, 친구들을 마주한 가운데 심한 욕설도 들어야 했다. 교장이 바뀌어도 학생들의 피해는 현재도 '진행 중'이라는 사실이다.
지난해 12월부터 불거진 함평골프고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새로운 변신을 도모하려는 학교 측의 노력을 찾아 볼 수 없다는 게 중론이다.
오히려 자신들의 의지를 받들 신임 방과 후 코치들을 P감독이 함께하는 동호회원이나 학교 동문으로 채워지자 광주·전남 골프계 관계자들은 P감독이 학교에서 갖는 권한의 결집력을 더 강화하는 계기가 됐고 학생들의 피해가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았다.
상황이 이러하자 한 여학생은 지난 16일 A친구가 어제(15일) 카카오톡 채팅방에서 "자살하고 싶다 진짜", "한 번 자살한다고..**를 *던 *을 쳐먹던지 하면 지들도 정신차리것제", "얼마나 심각하게 지들이 잘못했는가"(본보 인터넷 16일자, 여고생 "교사들의 인권 침해에 '자살하고 싶다'" 보도)라고 그 당시 감정을 강하게 표현하기도 했다.
이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많은 학생들이 학교 측의 처신에 대한 불만과 일부 교사들의 인권침해, 강압적인 태도에 회의를 느끼며 그동안의 피해 사례를 진술서로 작성, 외부에 알리며 상황은 더 심각해졌다.
그러나 학교 측은 진술서를 작성한 학생을 찾아내 따져 묻기까지 했다. 특히 아침 조회시간에 전교생이 다 모인 자리에서 P감독은 "어이가 없어서 그러는데... 이렇게 학교가 잘 돌아가는데 내가 언제 너희들 인권을 유린했느냐, 그렇지 않냐(본보 인터넷 16일자 보도)"고 강압적인 태도로 학생들에게 따져 묻기도 했다는 것.
이 같은 이유로 한 학생은 병결을 내고 집으로 돌아가 "학교에 미련도 없다"고 밝히기까지 했다.
이 학교와 관련된 복수관계자들은 "이 같은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를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도교육청은 이번 전수조사를 성역없이 진행해야 한다"면서 "관련자들을 문책하고 학생들의 인권 회복과 골프고가 진정 명문고로 탈바꿈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대책반을 꾸려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보다 철저히 하겠다는 이유와 의미가 분명하기 때문"이라면서 "염려하는 것은 충분히 받아 드릴 수 있다. 하루 이틀 사이에 이루어진 게 아니다보니 악순환적이고 고질적인, 그래서 깊이 있게 심도 있게 확실하게 정리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밝혔다.
문승용 기자 ms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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