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홍유라 기자] 현역 의원을 대상으로 한 '김종인표 물갈이'는 14일 마무리 됐다. 친노(친노무현) 좌장인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결국 컷오프 됐다. 당내 반발은 잇따르고 있다. 김종인 더민주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대표가 '공천 파고(波高)'를 어떻게 넘을지 정치권 이목이 집중된다.
더민주는 14일 이해찬 이미경 정호준 의원 등 3명의 현역 의원을 공천에서 탈락시켰다. 전체 컷오프 결과를 종합하면 총 21명이 공천에서 배제·탈락됐다. 253개 지역구 가운데 206개 지역에 대한 공천심사를 마쳤다. 사실상 공천 마무리 국면인 셈이다.
이번 컷오프의 특징은 '친노 후퇴'다. 김 대표는 취임 시부터 "친노 패권주의를 청산하겠다"고 공언해왔다. 실제 문희상 유인태 정청래 의원 등 다수의 친노 인사들이 컷오프 됐다. 특히 이해찬 의원의 공천탈락은 친노 후퇴에 정점을 찍었다.
공천 탈락자들의 반발은 거세다. 정청래 의원은 재심을 신청했으나 기각됐다. 그는 15일 본인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눈물나게 하는 정치가 있고 눈물 닦아주는 정치가 있다"며 "어머니, 이럴 때 저는 어떡해야 하나요"라고 심경을 전했다. 이해찬 의원은 15일 보도자료를 통해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단 방침을 밝혔다.
잠복해왔던 친노·주류의 불만은 쏟아지고 있다. 이학영 의원은 "이건 비극"이라며 "먼 친척 접대해 호감을 사려고 내 자식 길거리로 내몰자는 건가"라고 비판했다. 김광진 의원도 "정청래 의원의 컷오프로 지지자를 안티로 돌리고는 오늘 다시 이해찬 의원의 컷오프로 억지로 참고 있던 당원들을 손 털게 만든다"고 성토했다.
결국 일사천리로 당을 장악해온 김 대표가 다시금 걸림돌에 부딪힌 모양새다. 친노·친문(친문재인)과 김 대표간 갈등이 표면화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해찬 의원의 경우 3선 이상 하위 50%의 정밀심사 범위에 들어가지도 않았다. 그의 지역구인 세종시엔 마땅한 대체 인물도 없다. 김 대표는 이해찬 의원의 컷오프에 대해 "정무적 판단"이라고만 했다.
다만, 홍창선 더민주 공천관리위원장은 이날 'TBS 열린아침 김만흠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당연히 그런 반발하는 논리를 피지 않겠나. 이해한다"며 "모두들 산에 올라가서 잠시 호흡을 하고 생각하면 다 아실만한 분들"이라고 말했다.
관건은 김 대표의 추후 대응 방법이다. 앞서 김 대표는 1차 컷오프로 인한 당내 잡음은 순탄히 넘어갔단 평이 다수다.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 종결 직후엔 야권통합이라는 묘수를 꺼내기도 했다. 때문에 공천 이후 당내 혼란과 관련해 꺼내들 카드에 대한 관심도 크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내놓을 카드가 많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홍유라 기자 vand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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