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부 인건비 횡령·일감 몰아주기 뒷돈"…감사원, 농어촌공사 철퇴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가짜 인부가 일한 것으로 서류를 조작해 인건비를 횡령하거나 특정업체에 일감을 몰아준 뒤 뒷돈을 챙기는 등 한국농어촌공사 일용직 인건비 관리가 총체적으로 부실하게 운영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이 17일 공개한 '한국농어촌공사 일용직 인건비 집행실태' 감사결과에 따르면 농어촌공사는 중앙정부나 지자체로부터 위탁받은 '농경지 오염실태조사', '지하수 영향조사' 등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일용직 인건비 관리가 부정적하게 운영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농어촌공사 본사와 지역본부, 기술안전품질원 등에 대해 감사원이 실시한 감사 결과에 따르면 20여명의 직원이 111개 사업에서 허위인부 274명의 인건비 3억9000만원을 빼돌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인건비 명목으로 허위 인부에게 인건비를 지급한 뒤, 일부 돈을 떼어주고 다시 환급 받는 수법을 활용했다.

경기지역본부의 차장 A씨는 사업이 끝난 사업의 정산과정에서 집행되지 않았던 일용직 사회보험료 2000만원을 반납하지 않고 자신의 차명계좌로 돌려받아 유흥비로 사용하기도 했다.

일감을 몰아주기 위해 수의계약이 가능하도록 2000만원 미만의 사업을 발주하고, 그 대가를 챙긴 사례도 적발됐다. 농어촌공사는 2014년 1월부터 2015년 6월까지 776건을 발주했는데 이 가운데 767건을 2000만원 이하로 분할해 특정업체와 수의계약을 체결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일부 간부는 특정인에 일거리를 몰아 준 뒤 사업수익금 명목으로 뒷돈을 챙기기도 했다.

감사원은 이같은 일들이 발생한 원인에 대해 한국농어촌공사가 인부 관리와 관련된 권한을 사업부서 현장책임자에게 일임하고 있는데서 찾았다. 현장책임자가 아무런 통제 없이 인부를 채용하고, 감독과 청구를 담당해 인건비 횡령 등을 통제할 수 없는 사업구조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자체 감사실 역시 이를 방치한 것도 문제라고 감사원은 지적됐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를 통해 비위 행위자 26명중 징계시효가 유효한 15명에 대해서는 파면 9명, 해임 1명, 정직 2명, 경징계 3명 등의 대대적 징계를 요구했다. 아울러 징계시효를 넘긴 11명에 대해서는 인사자료에 활용토록 했다. 아울러 감사원은 비위 행위자 26명 가운데 비위금액이 500만원을 초과한 17명에 대해서는 검찰에 수사를 요청한 상태이며 2명에 대해서는 수사참고자료를 보냈다고 밝혔다. 검찰 수사결과에 따라 이들 비위행위자들은 형사처벌로 이어질 전망이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