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립미술관 4월 17일까지 전시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전통적인 영화관 환경에서 상영되는 '영화'와 미술관 환경에서 순수예술로 상영되는 '영상 작품'. 이 둘의 관계와 차이는 무엇일까.
영화 제작자가 주로 이야기의 흐름과 배우에게 관심을 둔다면, 비디오 작가는 관객의 경험을 형태와 이미지, 그리고 공간에까지 확장시킴으로써 영상매체 자체의 경계에 도전하는데 목적을 둔다.
'영상작품'과 '영화' 사이의 관계를 살펴볼 수 있는 전시가 개최됐다. 지난 2일 부산시립미술관에서 개막한 '스테이징 필름 : 비디오 아트, 공간과 이미지의 체험' 전이다.
앙리 살라, 빌 비올라, 한스 옵 드 비익, 부산출신의 영상작가 전준호 등 국제적인 지명도를 가진 국내외 영상작가 12명이, ‘아트 리오리엔티드’라는 이름으로 글로벌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큐레이터 틸 펠라스가 기획자로 참여했다.
4월 17일까지 75일간 열리는 이번 전시에는 총 12점의 비디오 아트 작품들이 나와있다. 형태적으로 싱글채널, 투채널, 그리고 다채널 비디오 설치작업의 3가지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다. 싱글채널 비디오는 모두 4점의 작품인데, 빌 비올라의 ‘연인들 The Lovers’, 하싼 칸의 ‘무슬림거즈 R.I.P’, 한스 옵 드 비익의 스테이징 사일런스 2, 정은영의 ‘정동의 막’이다.
투채널 비디오 설치 작업은 총 6점이 상영되고 있다. 그 중에서 쉬린 네샤트의 ‘황홀’과 문경원+전준호의 ‘세상의 저 편’, 스티브 맥퀸의 ‘애쉬즈’는 두 화면이 서로 연동되어 있고, 우창의 ‘더 룩스’처럼 두 화면이 서로 교차하며 상영되는 작품도 있다. 미카일 카리키스의 ‘해녀’와 앙리 살라의 ‘언라벨’은 연동되어 있지 않지만, 서로 무작위적으로 오버랩되면서 상영된다. 두 작품에서 '소리'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바닥에 좌대없이 놓인 3대의 32인치 모니터로 구성된 폴 파이퍼의 ‘여인상’과 멀티채널로 프로젝션되는 사라 추 징의 ‘잠재된 차원’은 다채널 영상으로 전시장 공간을 채우고 있다.
모든 작품들은 ‘연출적 공간구성’이라는 공통점을 통해 동일한 맥락을 가지고 있다. 각각의 작품을 채우고 있는 12개의 방은 비디오 아트만이 보여줄 수 있는 공간구성을 통하여 ‘영화’와는 다른 영상미술의 세계를 체험하게 한다. 자세한 내용은 시립미술관 홈페이지(http://art.busan.go.kr)와 페이스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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