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일자리 10개 만들어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카이스트(KAIST)가 빨래방을 통해 지역 노인 일자리 10개를 만들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청년세대와 노년세대가 협력한 '상생 일자리'인 셈이다.
카이스트 대학원생 협동조합(이사장 박찬, 물리학과 석·박사 통합과정)과 한국노인인력개발원(원장 최성재)은 26일 교내 인터내셔널센터(W2-1) 다목적홀에서 'KAIST 빨래방 개소식' 행사를 열었다. 'KAIST 빨래방'은 세탁물 전문 관리자 1명과 대전 지역에 거주하는 10명의 어르신이 KAIST 재학생을 대상으로 세탁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다.
대학원 기숙사 내 세탁소가 운영 중이었다. 학생들 일과시간과 겹쳐 밤 시간 이용에 제약이 있었다. 고급 세탁물 중심의 운영으로 작은 세탁물과 큰 이불 빨래 등을 꺼리는 등 불편한 점이 많았다.
대학원생 협동조합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빨래방 설치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속옷과 수건 등 단순한 빨래를 물세탁 해주는 서비스와 기숙사에서 수거해 세탁한 후 기숙사로 다시 배송해 주는 서비스를 가장 원한다는 점을 파악했다.
이후 학교 측과 협의해 'KAIST 빨래방'을 신규로 운영하기로 했다. 이번 사업은 노동 강도가 높지 않아 '노인 일자리' 창출에 적합하다고 판단하고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중부지역본부와 협력해 노인 일자리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약 2개월의 공사를 거쳐 교내 서측 학생회관 1층에 마련된 'KAIST 빨래방'은 25일 새롭게 문을 열고 본격적 운영에 들어갔다. 빨래방에는 업소용 대형 세탁기 2대, 드럼 세탁기 2대, 업소용 대형 건조기 2대를 비치해 하루 최대 400㎏ 세탁물을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세탁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서비스 직무교육과 전문업체 견학은 물론 현장실습 교육도 실시했다. 학생들은 대학원생 협동조합의 홈페이지에서 5000원을 결제하고 기숙사에 설치된 전자식 사물함에 세탁물을 비치하면 된다. 빨래방 담당자가 이를 수거해 세탁과 포장을 진행한 뒤 학생 기숙사로 직접 배송해 준다.
KAIST 대학원생 협동조합과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은 이번 사업을 '노인 적합형 일자리 모델'로 표준화해 앞으로 전국 대학사업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박찬 이사장은 "지역대학이 지역의 어르신과 상생할 수 있는 협력모델을 고민해 왔다"며 "이번 사업이 지역 어르신들의 일자리 창출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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