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팀·월드컵·올림픽 대표 오가며 작년 56경기서 맹활약
신태용 감독 휴식 배려 효과, 예멘전 3골…내일은 이라크
[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올림픽축구대표 권창훈(22ㆍ수원)이 완전히 살아났다. 그는 지난 16일 카타르SC스타디움에서 열린 예멘과의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선수권대회(U-23) C조 경기에서 해트트릭과 도움 한 개를 기록했다. 한국은 5-0으로 이겼고, 권창훈의 포문은 다음 상대인 이라크(20일)를 정조준했다.
권창훈의 몸 상태와 경기감각은 최상이다. 특별 관리를 받은 덕이다. 신태용 감독(46)은 지난해 12월 17~25일 울산에서 전지훈련을 할 때 권창훈을 훈련이나 경기에서 제외했다. 권창훈이 심하게 지쳐 있었기 때문이다.
권창훈은 2015년 한 해 동안 강행군을 했다. 소속팀에서 마흔다섯 경기, 성인대표팀에서 일곱 경기, 올림픽대표팀에서 네 경기를 했다. 11월 29일에는 전북 현대와의 K리그 경기에서 왼쪽 무릎을 다치기도 했다. 피로가 누적돼 부상에서도 쉽게 헤어나지 못했다.
권창훈은 지난달 28일 전지훈련 장소를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로 옮긴 뒤부터 공을 차기 시작했다. 지난 4일 UAE와 평가전에 30분, 7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에서 45분을 뛰었다. 14일 우즈베키스탄과의 U-23 첫 경기 때는 31분 동안 뛰었다.
신태용 감독은 권창훈이 회복했음을 확인한 다음 예멘과의 경기에 선발로 기용했다. 권창훈으로서는 지난해 11월 15일 중국 우한에서 열린 4개국 친선대회 때 중국과의 경기에 선발로 나간 이후 3개월 만의 일이었다. 권창훈은 기회를 살렸고 대표 팀은 기다린 보람을 맛봤다.
신태용 감독도 만족했다. 그는 "오늘 경기는 리허설이었다. 8강전부터 (권창훈을) 본격적으로 뛰게 해야 하기 때문에 그가 90분을 소화하는 데 익숙해지기만 바랬다. 그런데 해트트릭까지 했다"고 했다.
신 감독은 권창훈을 활용할 방법도 찾아냈다. 권창훈은 공격적인 경기를 할 때 빛나는 선수다. 신 감독은 권창훈에 '자유'를 주었다. 권창훈은 중앙과 측면을 가리지 않고 움직이며 류승우(23ㆍ레버쿠젠), 문창진(23ㆍ포항) 등 2선에 포진한 공격형 미드필더들과 조화를 이뤘다.
신태용 감독은 "권창훈을 계속해서 기용하겠다"고 했다. 그는 권창훈을 이라크와의 경기에 기용해 조 1위를 확정하고 8강에 오를 계획이다. 한국은 18일 현재 C조 1위다. 이라크도 2승을 기록했지만 골득실(한국 +7, 이라크 +5)에서 뒤져 2위에 머물러 있다.
신태용 감독은 "우리는 무패로 가고 있다. 3차전에 지면 위축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상황은 피하고 싶다"고 했다. 권창훈도 "분위기가 좋다. 조 1위 자리가 걸린 이라크와의 경기를 위해 잘 준비하겠다"고 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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