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정부-교육청, 누리예산 공방 점입가경

시계아이콘01분 30초 소요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글자크기

교육부 "현재 예산서도 편성여력 충분"
교육청 "거짓 숫자와 잘못된 계산으로 호도"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정부와 시도교육청의 누리과정 예산 공방이 점입가경을 넘어섰다. 교육부는 연일 예산안 '장부'를 조목조목 파해쳐 교육청이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할 여력이 있는데도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시도교육청은 교육부가 거짓 숫자와 잘못된 계산으로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와 시도교육청의 예산 공방은 누리과정 사태가 해결돼도 그 피해가 초ㆍ중ㆍ고 학생들에게 전가되는 '제로섬 게임' 양상으로 전개돼 학부모들의 반발이 거세질 전망이다.


교육부 분석에 따르면 현재 준예산 체제인 경기도교육청의 경우 순세계잉여금(작년에 쓰고 남은 돈) 미편성액 1219억원, 인건비 과다편성액 1030억원, 학교 신설 교부액 과다편성액 416억원 등 자체 재원 3059억원, 지자체 전입금 2015억원 등으로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할 수 있다. 경기도교육청이 미편성한 어린이집 만3~5세 누리과정 소요액이 5459억원인데, 본예산안에서 활용 가능한 재원이 5688억원에 달한다는 것이 교육부의 주장이다.

하지만 경기도교육청은 학교용지 교부금 중에서 초과로 교부받은 1200억원을 3월 중 교육부에서 감액 교부할 예정이라 교육부가 추산한 순세계잉여금으로 인한 세입증가 효과는 거의 없다고 설명한다. 반면 교육부는 이 1200억원은 이 이미 2013년과 2014년 교육부가 경기도교육청에 준 학교신설비 가운데 정산 규정에 따라 반환하기로 예정된 돈이라고 반박했다.


올해 1089명의 교원을 추가 배정한 것과 관련해서도 교육부는 그 만큼의 기간제 교사를 줄이라는 요구다. 반면 경기도교육청은 오히려 학교 신설로 신규 교원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서울시교육청의 경우도 교육부의 계산대로라면 누리과정 예산 편성이 가능하다. 순세계잉여금 미편성액 1407억원, 인건비 과다편성액 610억원, 시설비 과다편성액 314억원 등 추가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자체 재원이 2331억원이 된다. 여기에 국고 목적 예비비 495억원, 지자체 전입금 2054억원을 더하면 총 4880억원에 달해 어린이집 누리과정 미편성액 3807억원을 초과한다.


이에 대해 서울시교육청은 교육부가 순세계잉여금 추가 발생분으로 추정한 1407억원이 확정되더라도 이는 최근 5년간 줄어든 교육사업비나 교육환경개선에 사용할 재원이라고 못을 박았다. 이를 전부 어린이집 보육료로 지원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남는 예산을 누리과정에 투입하면 그만큼 초ㆍ중ㆍ고 학교의 화장실이나 냉방 개선 사업을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인건비 부분 역시 전체 5조3000억원 중 불용액이 발생될 여지는 있으나 교육부 주장대로 610억원이 남는다 해도 그 규모는 전체 인건비의 1% 정도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2016년 지방세 증가분 789억원은 2018년 예산안에 포함되는 것이고, 2015년 정산분 1131억원 역시 2017년 예산안에 전입되는 금액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 부분을 올해 당겨서 쓰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처럼 교육부와 각 교육청은 한치도 물러설 수 없다는 벼랑끝 전술로 버티고 있다. 생산적 논의를 위한 '끝장토론'은 시도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교육부 주장대로 누리과정 예산 문제가 해결된다면 당장 초ㆍ중ㆍ고 학생들의 교육환경은 열악해질 수밖에 없다. 이래저래 학부모들만 고스란히 피해를 떠안을 뿐이다.


결국 누리과정 예산 편성 논란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 해답이 없는 정치적 공방으로 봉착하게 됐다. 학부모와 아이들을 볼모로 한 '폭탄돌리기'가 쉽게 멈추지 않을 것으로 우려되는 이유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