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는 올해, 정작 월가에서는 달러 가치가 크게 오르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 보도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기대감이 이미 달러 가치에 반영됐다는 이유에서다. 주요 1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한 WSJ 달러 지수는 2014년 7월 이후에만 24%나 올랐다. WSJ 달러 지수는 지난달 초 91선을 돌파했으나 지난달 16일(현지시간)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후에는 되레 기세가 한풀 꺾이면서 90선에서 주춤하고 있다.
UBS자산운용의 호르헤 마리스칼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강달러의 시기는 아마 지나갔을 것"이라며 "올해 달러가 다른 통화들에 크게 강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WSJ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반드시 달러 강세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라고 설며했다. 통상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다른 국가들도 따라서 기준금리를 올리기 때문에 달러 강세 흐름이 제한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올해 미국 경기 회복 속도가 빠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달러 강세 흐름을 제한하는 요인이 될 전망이다.
스테이트 스트리트의 리 페리지 이코노미스트는 "Fed가 시장이 예상했던 것보다 빠르게 기준금리를 올릴 정도로 미국 경기가 좋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경기 회복 속도가 완만해서 Fed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는 느릴 것이고 따라서 달러가 추가로 크게 오를 여지는 많지 않다는 것이다.
시장 관계자들은 달러 강세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하면서 다른 통화들에 대한 포지션을 늘리고 있다.
누버거 버먼의 우고 란치오니 외환 운영 부문 대표는 "달러에 큰 움직임이 없을 것으로 본다"며 "달러 포지션 규모를 30% 수준으로 줄였다"고 밝혔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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