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ory 벤처, 운명의 그 순간] 47. 김민규 넥스트플로어 대표
5일간 뚝딱 만든 작품, 월 3000만원 벌어줘
디렉터 전폭지원…'지하연구소'도 운영
[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 '드래곤플라이트'의 개발사 넥스트플로어 김민규 대표는 게임을 영화와 비교했다.
김 대표는 "감독을 보고 볼 영화를 결정하는 사람은 있어도, 제작사를 보고 영화를 결정하는 사람은 없다"며 "게임도 게임 디렉터가 게임 업체보다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회사가 게임 개발을 총괄하는 디렉터에 자율성을 부여해 그가 생각하는 게임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을 제시해야한다고 했다.
동시접속자 850만명, 다운로드 2300만건을 기록한 모바일 슈팅 게임 '드래곤플라이트'도 이 같은 환경에서 개발된 게임이다.
지난 2012년 넥스트플로어가 4번째 모바일 게임을 개발하던 중 김석현 디렉터는 두 장의 콘티를 김 대표에게 건냈다. '드래곤플라이트'의 초안이었다. 진행 중인 프로젝트와 별도로 5일 만에 '뚝딱' 개발한 게임은 말 그대로 '대박'이 났다.
김 대표는 "처음으로 발매했던 게임이 두 달 동안 50만원밖에 벌지 못했는데, 드래곤플라이트는 한 달 만에 3000만원을 벌어들였다"며 "가벼운 게임이라 그 정도까지 성공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곧이어 '드래곤플라이트'는 카카오에 탑재되면서 국민 모바일 게임에 자리에 올라섰다. 카카오톡에 탑재된 후 하루에 60~70만명의 신규 가입자가 몰려들면서 카카오 서버팀이 회사로 달려와 서버 관리를 도와준 일도 있었다.
이후 넥스트플로어는 디렉터 개인에게 게임 전반을 맡기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김 대표는 "콘솔, 패키지에서 온라인으로 넘어가고, 다시 모바일로 바뀌었는데 이 흐름을 대표 개인이 예측하기는 어렵다"며 "어느 시대건 재밌는 게임이 있었고, 재밌는 게임 만드는 사람이 있었던 것처럼 디렉터 개인이 생각하는 게임을 개발하도록 돕는 것이 살아남는 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4월 넥스트플로어는 업계 최초로 게임 내 확률형 아이템 당첨 확률을 공개했는데 이 결정도 한 디렉터의 판단에서 나왔다.
또 넥스트플로어는 회사 내부에 업무와 무관하게 디렉터들이 개발하고 싶은 게임에 매진할 수 있도록 '지하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전체 인력 중 10% 이내 인원을 지하연구소에 배치하고, 1년의 개발시간 동안 필요한 모든 것을 제공한다.
실제로 모바일 게임 '브레이브 존'은 지하연구소에서 개발됐고, 소니의 가정용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4 전용 게임 '키도'도 이곳에서 개발하고 있다.
넥스트플로어는 사업 다각화를 위해 최근 퍼블리싱 사업에 진출했다. 이 역시 디렉터를 전면에 내세웠다.
넥스트플로어는 '창세기전', '블레이드&소울' 등의 그래픽을 담당한 김형태 시프트업 대표와 함께 개발 중인 '데스티니 차일드'를 가장 먼저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또 카카오 캐릭터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도 내년 1분기 출시한다.
김 대표는 "넥스트플로어의 목표는 더 많은 게임 이용자에게 다양한 재미있는 게임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능력 있는 디렉터들이 각각의 목표를 위해 매진할 수 있도록 연합체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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