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정부는 청년 실업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대학 교육에 가장 많은 투자를 기울이고 있다. 특히 산업 수요가 가장 높은 이공계 위주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노력이 두드러진다.
정부가 내년부터 취업률이 높은 학과를 중심으로 학과 개편하는 대학에 최대 300억원을 지원하기로 하면서 대학가에 이공계 위주의 학과 구조조정 바람이 불고 있다.
이에 지난 15년간 입학정원 감소폭이 가장 컸던 인문계열은 앞으로도 더욱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내년부터 '산업연계 교육 활성화 선도대학 육성사업(PRIME사업)'을 실시한다. 이 사업으로 정부는 기존 학과 통폐합, 학부 및 단과대 신설 등으로 학사구조 개편과 정원조정을 선도적으로 진행하는 4년제 대학 19곳에 2018년까지 2012억원을 투입한다. 교육부는 내년 3월까지 지원 대학을 최종 선정한다.
정부의 '메가톤급' 지원 계획에 대학가는 학과 개편으로 분주하다. 올해 8월 발표된 대학구조개혁평가 결과와 더불어 내년 지원에 맞춰 대학은 취업률 높은 학과 중심의 개편을 진행 중이다. 취업률이 높은 학과를 확대하고 일자리를 구하기 힘든 인문학과들은 축소하거나 폐지하는 방안이 제시돼 내부 진통을 겪고 있다.
이같은 논란은 PRIME사업 지원 대학 선정이 있을 내년 초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이 사업의 가장 큰 목적이 일자리 미스매치 해소인 만큼 수요가 높은 공대 위주의 학과 구조조정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산업과의 직접 연계도가 높을수록 유리한 PRIME사업에서 공대의 비중은 크기 때문이다. 교육부 관계자도 "주로 인력이 많이 필요한 분야는 공학계열"이라고 밝히고 있다.
PRIME사업에 활용되는 한국고용정보원의 '중장기 인력수급 전망 2013-2023' 자료에 따르면 신규인력 수요가 가장 큰 전공은 공학계열로 연간 2만8000명이 필요하다. 의학계열도 연간 4000명이 필요하다.
하지만 자연·사범·인문사회 계열 졸업생은 오히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많아 일자리가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연 계열은 연간 1만3000명, 사범 계열은 연간 3000명, 예체능 계열은 1만명, 인문사회 계열은 6000명이 사회 수요보다 초과 공급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각 대학들은 사회수요 전망 예측에 따라 자연·사범·인문사회 계열 인원을 줄이고 공학·의학 계열 정원을 늘리는 학과 구조조정을 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의 한 사립대 관계자는 "아무래도 산업과 연계한 사업이다보니 공대가 강한 대학이 선정될 수밖에 없다"면서도 "큰 기대를 할 순 없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학교 차원에서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취업률 중심의 대학 구조조정이 이뤄지면서 인문계열은 더욱 설 자리를 잃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학교육연구소가 발표한 '1999년 대비 2014년 대학 계열별 학과 수 및 입학정원 변동 현황'에 따르면 지난 15년 사이에 입학정원이 가장 크게 감소한 분야는 인문계열이었다. 인문계열 입학정원은 1999년에 비해 2014년 5763명(-11.5%)이 감소했다. 의약계열은 오히려 9000여명에서 2만2000여명으로 두 배 가량 증가했고, 공학계열은 변화폭이 없었다. PRIME사업이 진행되면 이같은 추세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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