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홍유라 기자]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10일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 여당의 입법 만능주의에 대해 강력 비판했다. 법만 만들면 현실이 개선된다는 식의 대통령의 현실 인식 뿐 아니라 새누리당이 이를 제대로 지적해주지 못하는 것도 안타깝다는 것이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박 대통령과 여당을 작심 비판했다. 그는 "(법만 바꾸면 현실이 개선된다는 인식을 한다면) 국방예산 절감을 위해 남침도발 금지법 만들어 북한의 군사 도발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대통령의 부정확한 상황인식에 따른 집착이 정치를 파행으로 이끌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여당에 필요한 것은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외칠 수 있는 용기와 양심"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법은 사회의 반영으로, 경제조건 가운데 하나"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날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기업활력제고특별법(일명 원샷법)에 대해 장시간을 들여 비판했다. 이 원내대표는 "(정부는) 서비스발전법으로 몇달전에 30만개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고 하더니 갑자기 70만개 됐다"며 "우리 사회 경제 아주 좋아져서 서비스산업 발전 일으킬 만한 사회적 조건 급격히 좋아진다면 70만개 아니라 700만개도 될 수 있지만 사업을 만들 만한 조건은 아무것도 없고 오히려 악화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70만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진다면 오병이어의 기적이라고 부르고 싶다"고 덧붙였다. 서비스발전법과 관련해 이 원내대표는 "보건의료사업만 우선 빼고 하자고 해도 듣지 않고 전체 입법을 거부하고 있다"며 입법지연의 책임이 여당쪽에 있다고 주장했다.
원샷법에 대해서도 "30대 재벌이 원샷법에서 제외된다면 언제라도 통과하겠다는 생각을 이미 전달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원샷법은 재벌과 대기업에게 어찌보면 굉장히 편의적인 법이 될 수 있다"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같은 경우에 주주총회를 생략할 수 있게 해준다"고 소개했다. 그는 "많은 것을 가지고 있는 기업에게 더 많은 것을 가지게 하는 법을 수용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홍유라 기자 vand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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