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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박스 없어질 날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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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되는 아기 보호대책 촉구 나선 주사랑공동체교회 이종락 목사

연 250여명 맡겨져 보호…10대 미혼모 지원 등 제도보완 필요


"베이비박스 없어질 날 꿈꾼다" 이종락 목사가 서울 난곡동 주사랑공동체교회 베이비박스에 맡겨진 아이를 안아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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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장인서 기자] "법이나 제도, 행정. 이 모두가 사람 없이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결국 사람의 생명이 가장 중요하고, 국민의 생명을 잘 지켜내는 데 나라의 존폐가 달려 있는 겁니다."

2009년 12월, 유기되는 아기들을 위한 베이비박스를 설치해 세간의 논쟁을 불러일으켰던 이종락 주사랑공동체교회 목사(61)의 말이다. 베이비박스는 차가운 길바닥에 버려져 자칫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아기들의 생명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한 임시보호 장치다. 설치 당시 영유아 유기를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무고하게 버려지는 생명에 대한 제도적 보완책을 촉구하는 계기도 마련했다.


9일 주사랑공동체교회 집무실에서 만난 이 목사는 "사람이 사람을 살리고 죽이는 권한이 없다"며 "그런데도 생명이 낙태되거나 아무런 힘없는 아기들이 버려져 죽어가는 일들이 우리 주변에서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관악구 난곡동 주사랑공동체교회에 설치된 베이비박스를 통해 맡겨진 아이는 올해만 약 240명에 달한다. 설치 후 연간 10~25명 정도였던 아이 숫자는 2012년 8월 개정 입양특례법 시행 이후 10배 가까이 늘어 2013년부터는 연평균 250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법원에서 허가가 안 난 입양을 할 수 없게 되면서 출생신고를 하기 어려운 10대 미혼모(부)들이 아기를 두고 가는 사례가 급증해 전체 아기 숫자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처음엔 장애아 위주였으나 신체가 건강한 일반 아기들이 베이비박스를 통해 맡겨지는 경우도 빈번해졌다. 이 중 15%가량은 부모가 다시 찾아와 아이를 데려간다.


이 목사는 "10대 미혼모가 출산할 때 아이와 산모 둘 다 보호해주는 제도가 마련돼 있다면 그들이 왜 굳이 베이비박스를 찾아오겠느냐"며 "혹여 용기를 내 출생신고를 한다 하더라도 사회적 비난 등 어린 부모로서 감수해야 할 것들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요즘도 많은 10대 미혼모들이 자신의 상황을 눈물로 호소하며 교회 측에 도움을 요청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그는 "(아이가)유기되는 과정에 대한 비판보다는 일단 태어난 생명을 보호하고 길러내는 제도적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또 이 같은 정책의 밑바탕에는 생명을 귀하게 여기는 가치관이 단단히 자리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분유, 기저귀, 아이 옷, 쌀, 병원비 등을 지원해주는 것만으로도 많은 미혼모가 마음을 돌이켜 육아를 결심하는 경우를 수도 없이 봐왔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그가 정부에 바라는 점은 베이비박스 합법화와 출산익명제도의 확립이다. (교회가)영아 일시 보호소 허가를 받을 경우 미혼모 지원과 더불어 아이들을 여러 보육기관으로 떠돌게 하지 않고 원스톱으로 보호ㆍ입양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출산익명제도를 시행하면 부모가 병원에서 안전하게 아이를 출산할 수 있고, 부모가 아이를 포기하게 되더라도 아이는 단독 호적자로서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이 목사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생명이지만 베이비박스는 결코 최선의 해결책이 아니다"며 "정부가 나서는 것 못지않게 개인도 성이 생명을 잉태하는 소중한 통로라는 생각을 가지고 아기의 생명을 존중하고 잘 기르려는 책임감을 가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장인서 기자 en1302@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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