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꾼이 된 명문대생, 도박에 빠져 사채까지 쓰다 결국…

[아시아경제 온라인이슈팀] 경찰이라고 속이고 인터넷 중고 거래사이트에서 활동하던 사기꾼에게 접근한 뒤 함께 다른 이들에게 사기를 친 서울의 한 명문대학교 학생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경기 안양동안경찰서는 사기 및 공갈 혐의로 김모(27)씨를 구속하고, 사기 혐의로 조모(24)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3일 밝혔다.

김씨와 조씨는 인터넷 중고 거래사이트에서 모바일 상품권을 판매한다는 글을 올린 뒤 피해자들에게는 이미 사용된 상품권을 보내는 수법으로 지난 10월8일 A(39)씨에게 190여만원을 뜯어내는 등 지난 9월 12일부터 한 달여간 23명으로부터 1200여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다.

앞서 김씨는 인터넷 사기 전력으로 피해자들의 정보공유 사이트에 자신의 계좌번호가 오르면서 범행이 어려워지자 비슷한 수법으로 범행하던 조씨에게 접근했다.

김씨는 조씨에게 경찰이라며 “당신이 저지른 사기 사건을 알고 있다”고 속여 조씨의 계좌 및 휴대전화 번호를 가로챘다. 조씨는 사흘 뒤 김씨가 경찰관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지만, 함께 범행하기로 공모하고 수익은 4대6으로 나눠가졌다.

김씨는 또 피해자들이 이미 상품권이 사용된 것임을 알고 항의하자, “신상정보를 털어 망신을 주겠다”고 협박해 경찰에 신고하지 못하도록 했다.

경찰조사 결과 김씨는 서울의 한 명문대학 4학년생으로, 스포츠 토토 등에 빠져 사채에 손을 댔다가 범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는 경찰에서 “빚은 많은데 내가 가진 계좌로는 더 이상 사기를 칠 수 없었다”며 “같은 수법을 쓰는 사기꾼은 올려 놓은 글만 봐도 알 수 있어 조씨에게 접근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조씨가 피해자이기도 한 점을 감안해 불구속 했다고 밝혔다.

온라인이슈팀 issu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