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ory 벤처, 운명의 그 순간] 42. 박병열 헬로네이처 대표
콩나물·계란 등 신선식품 배송서비스
가장 중요한 건 좋은 생산자 고르는 것
농가 찾아가 직접 일하고 배우기도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생산 농가에 찾아가 물건을 팔아드리겠다고 했을때 사기꾼 취급을 받기도 했었어요. 또 콩나물을 인터넷으로 사는 걸 어색해하는 사람들이 많았죠. 이제는 질좋은 음식을 온라인으로 편하게 구매할 수 있어서 고객들 인식이 많이 바뀌었어요."
콩나물, 계란, 우유를 온라인 장바구니에 담는다. 원하는 수량만큼 선택하면 주문 당일 수확한 신선한 먹거리가 집 앞에 배달된다. '헬로네이처'는 신선식품을 집 앞까지 배송해주는 서비스 회사다.
박병열 대표는 2012년 1월 헬로네이처를 설립했다. 그는 컨설팅 회사인 AT커니, 쿠팡을 거쳐 창업에 나섰다. 농업 분야는 다른 산업군과 달리 정보기술(IT)과 접점이 적은 분야인데, 박 대표는 농산물 유통에 전자상거래를 접목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박 대표는 "문제를 찾고 해결하는 과정에서 즐거움을 느끼는데 그런 일이 뭘까 고민하다 창업을 하기로 결심했다"며 "26살에 사업을 시작했는데 당시 내 또래들 중 농산물 유통에 관심을 갖는 경우는 드물었고, 이 부분에서 경쟁력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사업을 준비하면서 여러가지 어려움도 있었다. 포항공대, 컨설팅 회사를 나온 인재지만 농가에서는 이 사실을 알아줄 리 만무했다. 생산농가를 설득하는 일부터 제품을 검증하고, 포장하고, 배송하는 과정에서 노하우가 쌓이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서비스를 구축하는 과정들은 모두 박 대표가 몸으로 부딪쳐 이뤄낸 것들이다.
박 대표는 "처음에 농가에 찾아갔을 때 농협보다 비싸게 사겠다고 제안했더니 오히려 생산자들이 불쾌해하는 경우도 있었고, 사기꾼 취급을 받거나 돈부터 가져오라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며 "비즈니스적으로 접근하기보다는 일을 직접 도와주고 그분들 이야기를 들어주는, 그런 영업방식이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다"고 했다. 이어 "상품을 포장할 때도 어떻게 해야 하는 지 몰라서 엄청난 시행착오를 겪었는데 한달 동안 물류센터에서 먹고 자고 하면서 방식을 익혔다"고 말했다.
그렇게 시작한 헬로네이처는 현재 8만명의 고객과 800여곳의 생산농가를 파트너로 확보했다. 헬로네이처는 1000여개 제품을 취급하고 있고, 주문이 접수되면 바로 제품을 수확해 배송한다. 헬로네이처의 신선식품은 비 유기농 제품에 비해서는 다소 비싸지만, 오프라인 유통 매장에서 판매하는 유기농 제품보다는 가격이 저렴하다.
박 대표는 제품을 판매할 생산자를 고를 때 '농부의 양심'을 중요하게 본다. 그는 "재배한 식품을 자신의 아들이나 손자에게도 스스럼없이 먹일 수 있는, 그런 사람들의 제품을 판매하자는 것이 모토"라고 했다.
신선식품 배송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신선하고 안전하게' 집까지 배송하는 것이다. 헬로네이처는 생산 농가를 직접 방문해 상태를 살펴보고, 물류센터에 들어올 때와 제품을 배송할 때 검수하는 과정을 거친다. 취급하는 신선식품이 다양한 만큼, 제품의 특성에 맞게 보관, 포장방식을 차별화하고 있다. 헬로네이처는 현재 서울 8개구에 직접 냉장차량으로 배송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박 대표는 "단기적으로는 직접 배송하는 지역을 늘리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며 "직접 배송하는 지역이 늘어나면 취급 품목을 다양화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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