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겨울, 불황, 브랜드 난립 악재
신세계인터내셔날도 '살로몬' 중단…올 F/W가 마지막일 듯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국내 아웃도어 업계가 더운 겨울, 불황, 브랜드 난립 등 악재에 휘청이고 있다. 견디다 못한 업체들은 잇달아 사업을 접거나, 수입 중단을 결정하는 추세다. 업계는 당분간 브랜드 구조조정과 실적 정체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트레일러닝 콘셉트의 아웃도어 브랜드 '살로몬아웃도어'의 국내 전개의 중단 여부를 본사와 협의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 2013년 프랑스 아웃도어 브랜드인 살로몬아웃도어의 국내 판권을 인수, 전개해 왔다. 그러나 진입 첫 해를 기점으로 아웃도어 시장이 급격히 침체되면서 안정적인 운영이 어려워지는 상황에 처했다. 구체적인 영업중단 시기는 조율중에 있으나 이번 시즌인 2015 가을·겨울(F/W) 상품을 끝으로 더 이상 브랜드를 전개하지 않을 예정이다.
이에 앞서 휠라코리아 역시 아웃도어 사업을 접고 스포츠, 골프, 키즈 등으로 브랜드를 압축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구호 부사장을 영입 후, 국내 론칭 23년만에 대대적인 브랜드 리뉴얼을 전개했으며 이에 앞서 사실상 매출 및 이익에 유의미한 실적을 내지 못하는 아웃도어 사업을 5년만에 정리한 것이다. 이밖에 금강제화 역시 노르웨이 아웃도어 브랜드 헨리한센의 국내 판권 연장을 포기, 5년만에 사업을 접었다.
불황이 길어지면서 전반적인 패션업종의 매출 성장세가 둔화되고, 브랜드 및 사업군 별로 역성장도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해외 및 국내 신규 브랜드가 시장에 속속 등장하며 경쟁도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유니클로, 스파오 등 SPA 브랜드까지 가세해 야외활동이 가능한 바람막이 등 관련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업계에서 무엇보다 걱정하고 있는 것은 '더운 겨울'이다. 제품 단가가 높아 사실상 아웃도어 업계의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F/W 영업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특히 50만원 이상을 호가하는 헤비 다운 점퍼는 그간 아웃도어 시장 급성장을 주도해 온 효자상품으로 꼽히지만, 최근에는 '경량다운'으로 트렌드가 옮겨가며 눈에 띄게 수요가 감소한 상황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역대 3위 안에 드는 엘니뇨가 예상된다. 엘니뇨는 감시구역에서 5개월 이동 평균한 해수면 온도 편차가 0.4도 이상 나타나는 달이 6개월 이상 지속될 때를 의미한다. 기상청은 우리나라가 엘니뇨 영향을 받아 올겨울 평년보다 따뜻하고 강수가 많을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아웃도어 업계에 현재 호재가 하나도 없다"면서 "해외 산악여행도 세계 각국의 자연재해로 줄어드는 추세이며, 국내 역시 화장품 등 일부 업종에만 중국인 관광객 특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런 상황에서 신규 브랜드는 국내에 속속 소개되고, SPA 브랜드들도 바람막이 같은 아웃도어 활동에 착용 가능한 브랜드가 나와 경쟁은 치열해지는 상황"이라면서 "업계의 대대적인 구조조정이나 쇄신이 없이는 몇 년 간 정체 또는 역성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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