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우 XP·비스타, OS X 10.6~10.8 시리즈 포함
올해 12월까지 지원하려고 했으나 내년 4월로 미뤄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구글이 윈도우 XP 등 오래된 운영체제에서 내년 4월까지만 크롬 기술 지원을 제공하기로 했다.
10일(현지시간) 벤처비트 등에 따르면 구글이 크롬 기술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한 OS는 총 5종이다. 윈도우 XP을 포함해 ▲윈도우 비스타 ▲OS X 10.6 레오파드 ▲OS X 10.7 라이언 ▲OS X 10.8 마운틴 라이언이 그 대상이다.
기술 지원을 중단한다는 것은 이용자들에게 크롬의 정기 업데이트와 보안 패치를 더이상 제공하지 않겠다는 것을 뜻한다. 내년 4월까지는 사용할 수 있으나 그 이후에는 원활하게 사용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 이용자들이 최신 버전 크롬을 사용하고 싶다면 최신 OS로 교체해야 한다.
구글은 "MS나 애플도 오래된 플랫폼의 기술 지원을 하지 않아 보안 업데이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며 "바이러스나 악성코드에 감염될 위험이 높다"고 설명했다.
구글이 크롬 기술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3년 10월 구글은 윈도우 XP에서 크롬을 지원하는 시점을 2015년 4월까지라고 발표했었다. 이후 구글은 2015년 12월까지로 일정을 연기했다가 내년 4월까지로 다시 미뤘다.
운영체제를 만든 MS도 2014년 4월에 기술 지원을 중단했지만, 구글은 이보다 2년이나 더 기술 지원을 제공했다. 윈도우 XP 이용자들은 MS의 웹브라우저 인터넷 익스플로러(이하 IE) 8까지만 설치할 수 있다. 비교적 최근에 출시된 IE 10이나 IE 11은 윈도우 7과 8만 지원한다. 수많은 XP 이용자들은 크롬 같은 써드 파티 웹브라우저를 주로 이용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넷어플리케이션즈에 따르면 윈도우 XP의 점유율은 현재 11%다. 비스타는 1.74%, 맥 OS X의 오래된 3개 버전을 합쳐도 1.17%에 불과한 상황이다. 구글이 XP 이용자들을 위해 기술을 지원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수억명이나 되는 이용자들이 아직도 XP를 이용하고, 그들이 크롬을 쓴다.
구글이 오래된 OS에서 크롬 기술을 중단한 것을 마냥 나쁘게만 볼 수는 없다. 오히려 기술 지원을 계속하면 이용자들이 OS 업그레이드를 미루고 취약한 보안 환경에 노출되도록 장려하는 격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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