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L";$title="이현주";$txt="";$size="142,189,0";$no="2015110411101778668_1.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시장에 대한 정부의 개입이 오히려 자원의 비효율적 배분으로 이어지는 현상을 '정부실패'라고 한다. 시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해서 발생하는 '시장실패'와 대칭되는 개념이다. 시장실패를 막기 위해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는 과정에서 더 큰 부작용을 낳는다는 것이 정부실패의 핵심이다.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가 벌써부터 정부실패의 징후를 보이고 있다. 정부와 여당이 영세가맹점을 보호하기 위해 내놓은 수수료 인하가 시장을 왜곡하고 그 불똥이 영세가맹점에 튀고 있는 것이다. 당장 카드사들은 수수료 인하에 따른 수익 악화를 상쇄하기 위해 밴(VAN) 수수료를 낮출 계획이다. 밴사는 카드사와 가맹점 사이에서 카드 조회·승인 등의 업무를 하는데 카드사는 결제 건당 수수료로 118원 정도를 밴사에 지급한다. 카드사가 이 수수료를 낮추겠다고 하자 밴사도 가만히 있을 리 없다. 밴사는 그동안 영세가맹점에 무료로 지원하던 카드결제 단말기를 유료로 판매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카드 수수료를 핑계로 현금 결제를 유도하던 일부 영세가맹점의 관행도 설 자리를 잃었다. 수수료를 인하해줬으니 카드 결제를 확대하고 매출을 투명하게 공개하라는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카드사들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는 여신금융협회도 카드 거래를 거절하는 가맹점에 대한 공세를 강화할 태세다. 영세가맹점을 돕기 위해 정부가 밀어붙인 카드 수수료 인하가 카드사, 밴사를 거쳐 결국 영세가맹점을 강타하는 꼴이다.
시장에서 발생하는 거래 비용인 수수료를 법으로 정하는 곳은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미국, 스웨덴 등은 카드 가맹점 수수료를 시장에 맡긴다.
사실 정부실패는 정책 결정자가 무지하거나 나쁜 의도를 갖고 있어서 생기는 것만은 아니다. 좋은 의도라도 결과는 얼마든지 악화될 수 있다. 게다가 이번 수수료 인하는 내년 총선용이라는 의심을 사고 있다. 그 바람에 '규제 완화'를 강조하는 임종룡 금융위원장의 행보도 무색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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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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