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박근혜 대통령이 미국의 핵심기술 이전 거부로 논란이 된 한국형 전투기(KF-X) 사업을 지속 추진하라는 의지를 전달했지만 국내외방산업계에서는 비관론이 쏟아지고 있다.
박 대통령은 27일 장명진 방위사업청장과 정홍용 국방과학연구소(ADD) 소장으로부터 대면보고를 받은 뒤 KF-X 사업은 국가적으로 중요한 사업인 만큼 계획된 기한 내에 사업이 성공할 수 있도록 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장 청장과 정 소장이 보고한 4가지 핵심기술의 국내 개발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국내외 항공업계에서는 사실상 불가능한 사업이라고 보고 있다. 국내에서 개발해야할 4개 핵심기술 장비는 다기능위상배열(AESA) 레이더와 적외선탐색 추적장비(IRST), 전자광학 표적추적장비(EO TGP), 전자파 방해장비(RF 재머)다.
해외 항공업계 관계자는 국내개발 가능성에 대해 "핵심기술을 주어진 시간과 비용으로 개발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향후 록히드마틴측에서 KF-X사업에 투자하는 조건으로 자사에서 개발된 핵심기술 4개 제품을 장착할 것이고 수출을 할때마다 높은 로열티를 요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해외업계 관계자는 "유럽의 경우 레이더개발비와 별도로 체계통합기술 개발비만 2조원을 쏟아부었고 개량사업에 27년이란 시간이 필요했다"며 "주어진 시간도 촉박하지만 자체개발비용이 늘어나 결국 수출에도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또 "KF-X전투기 개발이 완료되더라도 수출 예상 시점은 15년 후인데 그때가 되면 무인기전투기 시대가 도래해 KF-X전투기 수출 시장은 상당히 제한적일 것"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한 항공전문가는 "핵심기술을 개발하면 미국측에서 결국 인증을 해줘야 하는데 F-35를 팔아야 하는 미국측에서 인증을 쉽게 해주지 않을 것"이라며 "비용만 올라가 수출전망은 더 어두워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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