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PTA공장 일부 가동 중단..타업체로도 가속화될 것
-국내 석유화학업계 PTA사업재편설 관련
-"PTA사업 악화된 것은 사실…그러나 협의된 것도 없고, 간단한 문제 아니다"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중국의 물량이 워낙 많은데다가 원가경쟁력에서도 앞서다보니 국내 경쟁력 없는 공장들은 알아서 가동을 중단하고 있다. 향후 2~3년간 PTA 사업은 어려울 것이다."
허수영 롯데케미칼 대표는 15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우즈베키스탄 가스전 화학단지 완공' 기자간담회를 마친 후, 최근 석유화학업계 내 PTA(고순도테레프탈산) 사업 구조조정설을 묻는 기자들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허 대표는 "PTA 사업이 악화된 것은 사실"이라며 "최근 중국이 PTA를 1200만t 증설했는데 이는 국내 총생산량보다 2배 이상 많은 규모로, 불과 1년 사이에 이렇게 늘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PTA 라인 1개 규모가 연간 65만t이라면 중국 신규 공장들은 200만t 수준으로 대규모로 짓고 있다"며 "원가경쟁력에서도 앞서기 때문에 경쟁력이 없는 공장들은 가동을 중단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롯데케미칼도 PTA 라인 중 가장 규모가 작은 것 하나를 중단하고 PIA(고순도이소프탈산)로 전환했다"고 덧붙였다.
롯데케미칼은 울산공장에서 PTA 라인을 가동하고 있다. 총 생산물량은 100만t에 달하지만 최근 라인 하나를 중단해 롯데케미칼의 PTA 생산물량은 65만t으로 35% 급감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울산공장에서 생산한 PTA 물량은 폴리에스터 섬유 등에 쓰이는 PET(폴리에틸렌테레프탈레이트) 생산에 100% 자가소비된다"며 "관련업계 시황 부진에 따라 이를 PIA로 전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PIA는 페인트(자동차·선박용 도료), 접착제, 코팅제 원료로 쓰인다. 미국·일본·스페인·싱가포르 등 한국을 포함한 7개국 7개사만 생산하는 고부가가치 기술집약 제품으로,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롯데케미칼이 생산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또한 허 대표는 한화종합화학을 중심으로 국내 석유화학업계 PTA사업이 재편될 것이라는 일부 주장에 대해 "협의된 것도 없고, 그렇게 간단한 문제도 아니다"라고 딱 잘라 말했다. 롯데케미칼은 PTA의 원료인 PX(파라자일렌)과 PTA의 주요 사용처인 PET칩을 동일 공장 내에서 생산해 수직계열화가 완성돼있고, 수익성이 큰 PIA(이소프탈산)도 생산하고 있어 굳이 PTA 사업을 따로 떼어 내 타사에 이관할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다.
허 대표는 "총합적인 수익성 측면에서 볼 때 롯데케미칼이 가장 우수하다고 본다"며 "앞으로 중국 물량공세에 따라 PTA 공장 가동 중단은 이어지겠지만 이후 업계 내 시장정리가 되고 수요가 다시 늘어난다면 공장 가동률은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PTA 사업 구조조정은 시장논리로 자율적으로 해야한다"면서 "업계간에 협의를 통해 조율하고, 필요하다면 합병하는 식으로 진행되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정부는 지원 역할만 해줬으면 좋겠다"며 "만약 업계 합병 시에는 각사마다 강점과 약점이 있기 때문에 이를 조율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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