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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포럼]2015년 노벨과학상 수상자 발표에 앞선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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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포럼]2015년 노벨과학상 수상자 발표에 앞선 단상 차두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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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억이 넘는 상금과 세계 최고 과학자라는 부와 명예가 따라붙는 노벨과학상 수상자들을 직접 만나 보면 대부분은 그저 평범한 주변 노인분들이나 은퇴한 교수 같은 느낌이 든다. 그러나 우리나라에 방문해 그들이 말하는 교육, 연구지원 제도와 과학기술정책, 적절하지 않은 표현일지 모르겠지만 노벨상 수상비결 등의 질문들에 대한 대답들은 마치 관련 문제 해결을 위한 최적의 솔루션처럼 인용되기도 한다.


수상 후 계속 연구에 매진하는 수상자들도 많겠지만, 적지 않은 수상자들은 전 세계를 넘나들며 노벨재단 행사와 각종 기관의 이사회나 자문그룹, 학술강연과 대중강연, 각종 심사위원, 원소속 이외 교수로 활동하기도 한다. 이러한 수많은 외부 활동들은 노벨과학상을 '연구의 무덤'으로 불리게도 하지만, 이런 과정에서 특히 젊은 학생들과 연구자들에게 주는 이들의 영감과 영향은 인류의 과학기술 발전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수상자들은 이러한 활동 외에도 깊은 속사정과 실제로 해당 분야에 얼마나 긍정적 혹은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는지 알 수는 없지만 다양한 목소리를 내고 역할을 하기도 한다.

2013년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랜디 셰크먼 UC 버클리 교수는 세계 3대 과학저널로 불리는 네이처, 셀, 사이언스 등에 더 이상 논문을 게재하지 않을 것이라 선언했다. 과학자들이 유명 저널에 논문을 게재해야 한다는 압박감으로 연구 절차와 원칙을 망각하고 논문이 과학자들의 소득 수단이 됐다는 비판이었다.


2014년 물리학상 수상자인 나카무라 슈지의 독설은 꽤나 유명하다. 그는 노벨상 수상 인터뷰 등에서 일본 기업문화와 사회 전반의 경직성, 교육제도, 발명 보상제도뿐만 아니라 일본이 경제적으로 붕괴돼야 한다는 말까지 서슴없이 내뱉었다.

오바마 당선에 얼마나 기여를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2008년에는 61명, 2012년에는 68명의 미국 노벨과학상 수상자들이 미국의 번영을 위해 과학기술을 가장 잘 이해하는 대통령 후보라며 오바마를 지지하는 공개서한(An Open Letter to the American People)을 발표했다.


2009년 11월25일 일본 도쿄대학에서는 1973년 물리학상 수상자 에사키 레오나를 포함한 4명의 노벨과학상 수상자와 1990년 필즈상 수상자인 모리 시게 후미 등은 높은 관심을 받은 토론회를 주최했다. 국가 예산 재검토를 위해 행정쇄신회의에서 수행한 사업분류 결과 슈퍼컴퓨터, 이공계와 기초연구 예산 삭감에 대한 반발이었다. 결국 일본 정부는 하토야마 총리의 지시로 사업분류 결과에 대한 재검토를 수행하기도 했다.


1986년 화학상을 수상한 타이완의 영웅 리위안저는 타이완 사회개혁에 참여하기 위해 1994년 영구 귀국했다. 귀국 후 비정부 조직인 행정원교육개혁심의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타이완 교육문제 해결에 노력했고 1999년 발생한 '9ㆍ21 대지진' 때에는 '9ㆍ21 재난 복구민간자문단' 단장을 맡는 등 다방면에서 타이완의 대표적 개혁인사로 떠올랐다. 그러나 대만총통 선거에서 공식적으로 지지한 천수이볜이 압도적 표 차이로 당선됨으로써 그가 원장으로 재직하던 중앙연구원은 반대파 정치인들의 압박으로 예산을 받지 못해 프로젝트를 수행하지 못하는 등 과학이 정치에 휘둘리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었다.


며칠 전 필자는 유명 해외 저널에서 '한국의 연구개발 투자 규모는 세계 6위이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투자 비율은 세계 최고인데 왜 노벨과학상을 수상하지 못했냐, 일본과 같이 노벨과학상 수상을 정책 목표로 왜 설정하지 않느냐'는 이메일 질문을 받고 당황스러운 적이 있었다. 노벨과학상은 연구개발 정책 추진과 투자의 최종 목표가 될 수 없고 우리나라 과학자가 언제 노벨과학상 수상자로 선정될지 알 수도 없기 때문이다.


이렇듯 조금 앞서 나간지는 모르겠지만 필자는 위의 수상자들의 이야기를 살펴보면서 언젠가 우리나라 과학자가 노벨과학상을 수상한다면 수상자의 역할뿐 아니라 무엇보다 과학기술계와 정치권 등에서 얼마나 성숙하게 받아들이고 상호작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한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다음 주 2015년 노벨과학상 수상자 발표를 앞두고 해본다.


차두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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