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쿠젠 시절보다 더 강해진 손
팀 평균연령 25.7세, 왕성한 활동량…알리·에릭센 등 중원서 공수 전방위 커버
손, 넓어진 공간 활용…공격에 집중 가능
[아시아경제 정동훈 인턴기자] '손'이 빨라지고 날카로워졌다. 손흥민(23·토트넘 홋스퍼)이 독일에서 영국 런던으로 건너온 지 한 달. 이적 후 네 경기서 세 골을 넣은 그는 토트넘의 '새로운 영웅'으로 불리고 있다. 손흥민은 골을 넣은 후 인터뷰에서 한결같이 "동료 덕분"이라고 했다. 토트넘이 손흥민에게 딱 맞는 옷이 된 비결은 정말 '동료'였을까.
토트넘은 평균연령 25.7세(크리스털 팰리스 전 기준)의 젊은 팀이다. 왕성한 활동량으로 상대팀을 압도한다. 이번 시즌 활동량 1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총 679.6㎞)에 버금가는 활동량을 보인다. 지난 8월11일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에선 오히려 토트넘(117.8㎞)이 맨유(117.4㎞)보다 약간 더 뛰었다. 더 많이 뛰는 동료들은 손흥민이 공격적인 역할에 집중할 수 있는 원동력이다.
손흥민은 레버쿠젠 시절보다 더 공격적인 위치에 섰다. 축구 통계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이 선수 활동량을 조사한 히트맵(heatmap)을 비교하면 차이는 분명하다. 지난 8월15일 분데스리가 호펜하임 전에서 손흥민의 볼터치는 중앙선과 측면에 집중됐다. 수비지역에서 자주 공을 소유한 것도 눈에 띈다. 수비부담이 적지 않았던 것이다. 반면 지난 20일 크리스털 팰리스 전 당시 손흥민의 볼터치는 상대 벌칙구역 부근에 집중됐다. 바로 '손흥민 존(Zone)'이라고 불리는, 감아차기 혹은 직접 슈팅이 가능한 지역이다. 손흥민의 세 골은 모두 동료들이 기회를 창출한 이후 페널티 박스 안에서 나왔다.
토트넘 동료들의 왕성한 활동량은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소문났다. 부상에서 돌아온 크리스티안 에릭센(23)은 토트넘에서 가장 성실한 미드필더다. 역대 한 경기 최다활동량(13.59㎞·지난 3월15일 스완지 전) 2위 기록을 가지고 있다. 지난 시즌 열 골 2도움을 기록한 공격력 좋은 미드필더지만 한 경기 평균 11.17㎞(리그 8위)를 뛰었다. 지난20일 크리스탈 팰리스 전엔 손흥민의 골을 도왔다. 델리 알리(20)도 새롭게 토트넘 중원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 크리스탈 팰리스 전에서 12.3㎞를 뛰어 양 팀 통틀어 1위를 기록했다. 영국 BBC 해설진은 "그라운드 모든 곳에 알리의 발자국이 찍혔다"고 했다.
해리 케인(22)의 활동량도 왕성하다. 원톱 공격수가 주된 임무지만 적극적으로 전방 압박과 수비에 가담해 팀 공헌도가 높다. 이번 시즌 골 가뭄에 시달리고 있지만 크리스탈 팰리스 전10.8km, 맨유 전 11.1㎞를 뛰며 동료들의 수비부담을 덜었다. 2014년 12월15일 스완지 전에는 13.13㎞를 뛰어 지난 시즌 리그 10위의 기록을 세웠다.
토트넘의 포체티노 감독도 손흥민이 공격적인 역할에 치중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8일간 세 경기를 뛴 손흥민은 24일 캐피탈 원 컵에서 24분만 뛰었다. 토트넘은 26일 리그 1위 맨체스터 시티와의 프리미어리그 7라운드 경기를 한다.
정동훈 인턴기자 hooney53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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