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우리 경제 성장률이 세계 금융위기 충격을 받은 2009년 이후 6년 만에 가장 낮은 2%대 초반으로 추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성장 동력을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잠재성장률이 5년 뒤에는 2% 아래로 주저앉을 것이라는 어두운 분석도 나왔다. 이 같은 진단과 전망은 한국 경제의 침체가 일시 현상이 아닌 구조적인 것임을 말한다. 단기 내수 수출 진흥책은 물론 신성장동력 발굴과 산업구조조정을 통해 중장기 성장잠재력을 높이는 총체적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지난 17일 기준으로 해외 금융기관 36곳이 예측한 올해 우리 경제 성장률은 평균 2.5%로 나타났다고 한다. 신용평가회사 무디스와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올해 한국의 성장률을 2.3%로 예상했고 일본 노무라는 2.2%, 독일 데카뱅크는 2.1%로 각각 내다봤다. 노무라 등의 전망이 현실화한다면 우리 경제는 세계 금융위기 충격에 흔들린 2009년(0.7% 성장) 이래 6년 만에 가장 낮은 성장을 하게 된다.
우리 경제는 지난해 3.3% 성장했고 정부는 올해 성장률 목표를 3.1%로 잡고 있다. 하지만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사태 이후 내수가 얼어붙고 수출이 8월 14.7%나 감소하는 등 계속 뒷걸음질치면서 3%대 성장은 물건너 갔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해외 경제 움직임도 불안하다. 우리의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경기가 둔화되고 브라질의 국가 신용등급이 정크등급으로 강등되는 등 신흥국발 위기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미국이 9월 금리인상을 보류한 것도 이 같은 세계경제의 불안정이 배경이다.
무엇보다 걱정되는 것은 중장기 성장추세의 하락이다. LG경제연구원, 현대경제연구원 등 국내 연구기관들은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5년 뒤인 2020년대에는 2% 아래로 주저앉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잠재성장률은 1970년대 10%를 기록한 이후 점점 하락해 2010~2014년 3.5%까지 떨어졌는데 이마저 반 토막이 날 것이라는 암울한 예측이다.
어려울 때일수록 비상한 각오와 대응이 필요하다. 국가신용등급 상승에 자만할 때가 아니다. 당장 중국 관광객(요우커)의 귀환에 따른 유통업 활력 회복을 내수 활성화의 불씨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규제완화를 통한 투자활성화와 수출 증대를 위한 입체적 전략도 필요하다. 한계기업의 과감한 구조조정과 함께 저출산ㆍ고령화 대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잠재성장률 하락을 막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여성인력의 적극 활용 등 잠재된 능력의 개발에도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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