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기준금리의 동결을 선택했다.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경제의 불안정과 금리인상이 불러올 금융시장 혼란 가능성이 동결의 배경이다. 이로써 미국 기준금리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8년째 이어진 0~0.15% 수준의 초저금리를 유지케 됐다. 미국의 9월 금리인상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웠던 세계 금융시장은 단기적 불확실성의 제거로 한숨을 돌리게 됐다.
하지만 미국의 이번 금리인상 동결은 단지 다음 달 또는 연말로 인상 시기를 늦춘 결정임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그런 점에서 금리 동결은 가뜩이나 어려운 세계경제를 억누르는 새로운 불확실성이 될 수 있다. 우리가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글로벌 금융시장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면서 미국의 금리동결 이후에 철저히 대비해야 하는 이유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는 오늘 새벽(한국시간)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친 뒤 현재 기준금리를 유지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Fed는 성명에서 "최근의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 동향이 (미국의) 경제 활동을 다소 위축시킬 수 있으며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에 추가적인 하향 압력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주목되는 것은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을 거듭 강조한 재닛 옐런 Fed 의장의 발언이다. 옐런 의장은 언론 설명회에서 "(금리 동결에도 불구하고) FOMC 다수는 올해 중 금리인상이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면서 "10월에도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해외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중국과 다른 신흥시장(EM)에도 각별히 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확실해 보이는 미국의 연내 금리인상과 회복세가 약해지는 세계경제의 움직임은 우리에게도 커다란 부담으로 다가온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그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1%에서 3%로, 내년도 전망치는 3.8%에서 3.6%로 각각 낮췄다. 중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6.8%에서 6.7%로 내렸다. 중국의 경기 둔화, 유럽의 더딘 경기 개선, 취약한 신흥국 경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시화 등 악재가 어우러져 세계경제는 갈수록 불안정해지는 양상이다.
해외 신용평가사들이 높이 평가했듯 한국경제의 체질은 전보다 강해졌다. 미국이 금리를 올려도 직접적 타격은 크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신흥국 충격에 따른 간접적인 영향이나 중국 경제의 약화 등을 감안하면 결코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물론 기업들도 미국 금리동결 이후 불확실성이 높아진 글로벌 경제에 빈틈없이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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