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재연 기자]마크 리퍼트(42) 주한 미국대사를 흉기로 습격한 혐의로 기소된 김기종 우리마당독도지킴이 대표에게 징역 12년의 중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김동아)는 살인미수·외국대사 폭행·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씨에 대해 "살해 의도가 있었다"며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의 얼굴과 목을 수회 공격했고, 피해자가 경동맥이 찔렸다면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범행동기· 과도의 크기와 공격 빈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피고가 미필적으로 나마 살해 의도를 가지고 있었음이 인정된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김씨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무죄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국보법은 국가의 존립 안정이나 기본질서에 실질적 해악을 끼칠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적용돼야 한다"고 지적한 뒤 "
피고가 한미연합군사훈련의 부당함을 알린 것이 북한 선전매체의 주장과 유사한 점이 있지만, 이것만으로 국가의 존립이나 기본질서를 위협한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가 평택 미국기지 반대운동·한미 FTA 반대 운동 등에 참여한 사실이 인정되지만, 이것이 북한의 주장을 동조하거나 실현하기 위한 활동이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피고가 이적 단체를 구성해 적극적으로 활동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법원은 "피고가 외국 사절을 심각하게 공격해 큰 파장과 충격을 줬고,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에 대해 엄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진정으로 반성도 하지 않고 동종 범행을 저지른 전력을 고려했다"며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검찰은 살인의 미필적 고의와 북한의 주장에 동조한 행위가 인정된다며 징역 15년과 자격정지 5년을 구형했다.
김씨는 지난 3월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민족화해협력범국민위원회(민화협) 주최 조찬강연회에서 강연을 준비 중이던 리퍼트 대사에게 흉기를 휘둘렀다가 붙잡혀 살인미수·외국사절 폭행·업무방해 등 혐의로 지난 4월 구속기소됐다.
김재연 기자 ukebid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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