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내부에서 혁신위원회의 성과를 둘러싼 논란이 한층 깊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혁신위의 혁신안이 나올 때까지 휴전양상을 보였던 갈등 양상이 다시금 분출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혁신위가 당을 혁신하는데 실패하는 것은 물론, 당내 파국을 막는 것조차 막기 힘들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는 7일 "혁신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면 함께 실천해야 한다"며 혁신위원회의 혁신안을 둘러싼 당내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그동안 당내에) 수많은 혁신이 있었지만 실천이 안됐다"며 "이번처럼 당헌당규에 반영되는 일도 없었다"고 의미부여했다. 문 대표의 이같은 발언은 혁신위원회의 혁신안을 두고 비판론이 거세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보인다.
하지만 당내 여론은 혁신위의 혁신안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 앞서 안철수 새정치연합 전 대표는 혁신위의 혁신에 대해 '실패'라는 평가를 내렸다. 이에 대해 김상곤 새정치연합 혁신위원장은 '무책임하다'고 반박하고 나섰지만 안 전 대표는 6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당의 혁신에 대한 기본적이며 근본적인 질문이 필요할 때"라고 재차 지적했다. 안 전 대표는 "형식만 바뀔 뿐 결과의 차이가 없거나 미미하다면 혁신은 기득권 유지의 수단으로 전락하고 만다"며 "지금까지 혁신 노력에 대한 평가는 국민께 물어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안 전 대표는 혁신위의 역할과 관련해 "낡은 진보의 청산이나 당 부패 척결 문제는 시대적 흐름과 요구인데도 불구하고 그 동안의 당내 타성과 기득권에 막혀 금기시되어 왔다"며 "이같은 문제들을 공론화하는 것이 당 혁신의 첫걸음이고 과감하게 청산하고 결별하는 것이 육참골단(肉斬骨斷) 혁신"이라고 밝혔다.
안 전 대표 외에도 혁신위의 성과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연이어 쏟아지고 있다. 주승용 새정치연합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더 큰 혁신을 위해 혁신위에 전권을 위임한 것이지, 당내 권력투장을 해라고 맡긴 게 아니다"면서 "혁신위가 많은 고생했으나, 당내ㆍ외 객관적 평가 호의적인 건 아니다. 당내는 물론이고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민심을 잘 경청하는 게 혁신의 출발점"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박지원 새정치연합 전 원내대표은 이날 한 라디오인터뷰에서 "16일 발표되는 (최종) 혁신안이 어떻게 나오는가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전 원내대표는 통합을 강조하면서도 "정치는 생물"이라는 말을 언급하며 혁신안에 따라 정치행로가 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문 대표는 혁신위의 혁신안 발표 이후에도 당 혁신을 계속 하겠다는 입장으로 맞서고 있다. 다만 문 대표는 "낡은 과거와 결별하고 구조와 문화를 바꾸는 전방위 정당 혁신에 나서야 한다"고 언급해 안 전 대표의 혁신안에 대한 부분적인 수용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이미 당내에서는 비주류를 중심으로 9월 혁신안의 성과를 분기점으로 해서 당내 분란이 격화될 가능성을 점치는 여론이 팽배한 상태다. 1차적인 분수령은 공천,경선 혁신안 등의 의결되는 16일 중앙위원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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