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는 주식시장이 가장 싫어한다는 불확실성을 증폭시켰다. 지난주 뉴욕증시가 미약한 반등에 성공했지만 향후 흐름은 여전히 불안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시장의 관심사는 위안화 평가절하가 중국 경제의 불안을 반영한 것인지 여부와 향후 달러 강세 흐름에 어떤 영향을 주느냐에 집중되고 있다. 최근 중국 경기 불안감과 달러 강세는 원자재 가격을 떨어뜨리고 뉴욕증시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인민은행이 지난 14일 기자회견을 통해 위안화 평가절하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이 얼마나 시장에 안도감을 심어줬을지가 관건이다. 일단 지난주 달러 인덱스는 위안화 평가절하 이슈로 크게 흔들린 후 주 후반 안정을 찾는 흐름을 보였다.
지난주 다우와 S&P500 지수는 각각 0.60%, 0.67% 올랐다. 나스닥 지수는 0.09% 소폭 올랐고 중소형 지수인 러셀2000도 0.48% 상승했다.
◆달러 인덱스 하락반전= 달러 인덱스는 지난주 1.07% 하락해 96.52로 마감됐다. 앞서 2주간 0.1%, 0.2%씩 올랐던 상승 흐름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다만 달러 인덱스는 주중 96.3까지 하락한 후 주 후반 이틀간 소폭 상승하는 흐름을 보였다.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로 Fed의 기준금리 인상이 늦춰질 것이라는 예상에 큰폭으로 떨어졌다가 주 후반 낙폭을 일부 만회한 것이다. 위안화 평가절하에도 Fed의 기준금리 인상 방침에는 별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 때문으로 풀이된다.
오히려 Fed가 입장에 변화를 주지 않는 것이 시장에는 긍정적일 수도 있다. 만약 Fed가 위안화 평가절하 후 기준금리 인상에서 한발 물러나는 입장을 보인다면 그만큼 Fed가 중국 경기에 대해 불안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될 여지도 있기 때문이다.
일단 위안화 평가절하가 Fed의 기준금리 인상 방침에 큰 변수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게 월가의 중론이다. 결국 Fed가 위안화 평가절하에 어떤 입장을 보이느냐가 향후 달러 흐름에 가장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는데 오는 20일 나라야나 코처라코타 미네아폴리스 연방준비은행(이하 연준) 총재와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준 총재의 발언이 예정돼 있다. 코처라코타 총재는 우리나라를 방문해 저금리 환경에서 거시경제 정책과 물가를 주제로 연설할 예정이며 윌리엄스 총재는 인도네시아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코처라코타 총재의 경우 올해 FOMC 투표권이 없다.
18일 공개되는 지난 7월 말 FOMC 의사록은 위안화 평가절하라는 변수가 발생하기 전 이벤트였다는 점에서 시장의 주목도는 다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원자재 지수 6주연속 하락= 이번주 공개되는 미국 경제지표는 달러 흐름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 관련 지표가 다소 주춤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8월 뉴욕 제조업 지수, 8월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 주택시장 지수(이상 17일) 7월 주택착공과 건축허가 건수(18일)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19일) 7월 기존주택매매, 8월 필라델피아 제조업 지수, 7월 경기선행지수(이상 20일) 등이 이번주 공개될 예정이다.
미국 주택착공 지표는 2개월 연속 늘 것으로 예상되지만 건축허가 건수는 4개월 만에 큰폭 감소가 예상된다. 기존주택매매도 3개월 만에 다소 줄 것으로 예상된다.
월마트, 홈디포(이상 18일) 타깃, 리미티드 브랜즈(이상 19일) 갭, 시어즈 홀딩스(이상 20일) 등 대형 소매업체들이 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블룸버그 원자재 지수는 지난주 6주 연속 하락했지만 하락률은 0.13%에 그쳤다. 달러 강세 흐름이 주춤하면서 지난주 원자재 가격 하락세가 진정되는 흐름을 보인 것이다.
◆中 7월 제조업 PMI는= 인민은행의 위안화 대폭 평가절하로 중국 경제지표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마킷은 21일 7월 제조업 구매관리지수(PMI)를 공개한다. 중국 제조업 PMI는 전월보다 0.7포인트 오른 48.5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예상치 48.5는 7월 지수를 제외할 경우 지난해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차이나 모바일과 중국 선화에너지는 각각 20일과 21일에 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일본은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17일 공개한다. 블룸버그는 2분기 GDP(전기 대비, 연율 기준)가 1.8%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3분기 마이너스 성장 이후 3개 분기만에 다시 GDP가 감소하는 셈이다. 지난해 3분기 GDP는 연율 기준 2.9% 줄었다.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에는 각각 1.2%, 3.9% 증가했다.
GDP에 앞서 19일에는 일본 7월 무역수지가 공개된다. 4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7월 적자 규모는 530억엔으로 예상된다.
그리스는 20일 유럽중앙은행(ECB)에 32억유로를 상환해야 한다. 유로그룹은 지난 14일 3년간 860억유로를 지원하는 그리스 3차 구제금융안을 승인했다.
영국에서는 18일 7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공개된다. 6월과 마찬가지로 0%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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