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미란 기자] 중국 톈진(天津)시 빈하이(濱海)신구 탕구(塘沽)항에서 12일 오후 11시30분(현지시간)께 발생한 대형 폭발사고로 지금까지 최소 50명이 사망, 701명이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부상자 중에는 한국인 3명도 포함돼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14일 신경보(新京報) 등 중국언론들이 톈진 공안당국을 인용해 보도한 소식에 따르면 이번 폭발은 톈진항에 있는 루이하이(瑞海)라는 물류회사의 위험물 적재 창고(야적 컨테이너)에서 처음 발생했다. 이어 첫 폭발 불꽃이 다른 창고로 번져 30초 간격으로 두 번째 폭발이 일어났다.
특히 이번 사고에서는 화재진압에 투입됐던 톈진 소방당국 소속 소방관들의 희생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현장에는 소방차 등 차량 100대와 소방대원 1000명이 투입됐다. 중국언론들은 톈진 소방무장경찰총대를 인용, 이미 소방대원 12명이 사망했고 36명이 실종상태라고 전했다.
중국언론들은 이 회사가 시안화나트륨(청산가리) 등 각종 위험물질을 공장 안에 보관해온 점 등을 거론하며 이 물질들이 한꺼번에 폭발하면서 발생한 사고로 추정하고 있다. 사고창고에는 탄화칼슘, 칼슘실리콘합금, 시안화나트륨 등 폭발하기 쉽고 독성을 띤 화학물질들이 주로 보관돼왔다. 13일 새벽까지도 사고 현장에서는 작은 폭발이 이어졌다고 중국언론들은 전했다.
이번 폭발사고로 시안화나트륨(청산가리) 등 극독성 물질이 다량 유출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 언론들은 14일 폭발 현장 주변 하수도에서 시안화나트륨이 검출됐다며 이는 이미 이 화학물질이 유출됐음을 시사한다고 보도했다. 폭발사고가 난 물류창고에는 최소한 700여t의 시안화나트륨이 보관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사고 소식을 접한 뒤 '중요지시'를 시달하고 "상황통제와 구조작업에 전력을 다하라"고 요구했다. 또 사고 원인을 철저히 가려내 책임자를 엄벌하라고 지시했다.
주중 한국대사관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부상자 중 한국인 2명도 각각 찰과상과 다섯 바늘 정도 꿰매는 상처를 입었다는 신고를 접수했다고 말했다.
국내 일부 기업들도 이번 폭발사고로 크고 작은 피해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사고 현장에서 가까운 곳에 (해외에서 조립해 들여온) 완성차를 보관하는 야적장이 있다"며 "어느 정도 피해를 봤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중국언론들은 "사고 지점 부근에 자리잡은 50∼60개의 물류회사가 폭발로 파괴됐다"며 항구에 보관 중이던 차량 수천 대가 불에 타 차량 손실분만 20억위안(3643억 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노미란 기자 asiar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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