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동선 기자]14일 발표될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종전 70주년 담화에 '식민지 지배' '침략' '반성' '사죄' 등 4가지 핵심 키워드가 담길지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는 과거를 반영하고 미래는 현재의 연장선상이라는 점에서 아베 총리의 과거사 인식은 향후 동북아 정세를 예측하는 가늠자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12일 서울 국립외교원 일본연구센터 개소식에 참석해 "아베 총리의 담화가 향후 양국관계 개선의 시금석이 될 것"이라며 "담화가 역대 내각의 인식을 계승할 경우 양국관계의 선순환적 발전에 커다란 추진력을 제공해 줄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중국도 관영 언론을 통해 일본을 압박하고 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지난 11일 '아베 총리는 아시아에 사죄하는 것이 그렇게 어렵나'라는 논평에서 "만약 아베 총리가 전쟁에 대해 반성에 그치고, 사죄를 거부하고 침략과 '식민통치' 등의 표현을 언급하지 않는다면 고의적으로 전쟁의 성질을 흐리게 하는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도 이례적으로 일본의 겸허한 반성을 촉구했다. 반 총장은 12일(현지시간) "일본은 과거사에 대한 진정한 반성에 기반한 진정한 화해와 협력을 통해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아베담화의 내용을 예측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핵심 키워드 중 반성은 담길 것으로 관측되지만 이를 제외한 다른 키워드의 포함 여부는 미지수다. 담화에 식민 지배와 침략, 사죄 등의 표현이 담긴다고 해도 직접적인 대상을 직시하기보다는 간접적인 표현으로 우회할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 아베 총리는 12일 자신의 국회의원 지역구가 있는 야마구치(山口)현에서 있었던 강연에서 "지난 전쟁에 대한 반성과 전후의 행보, 앞으로 일본이 어떤 나라가 돼 갈지를 세계에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아베 총리는 전후 70년간 일본의 행보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70년간 거둔 신뢰를 바탕으로 지역과 세계에 더 공헌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아베 총리는 '일본이 세계평화에 공헌했다'고 주장하는 친서를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쓴 것으로 12일 알려졌다.
이에따라 이번 아베담화의 기본 방향이 과거 침략의 역사에 대한 인식보다는 전후 일본의 행보와 평화국가를 자처하는 미래의 일본에 무게를 둘 것으로 전망된다. 아베담화는 14일 오후 각의 결정을 거친 뒤 오후 6시께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될 예정이다.
김동선 기자 matthe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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