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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노한 아버지 화 풀기 쉽지 않아"…日서 귀국 못하는 신동빈의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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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노한 아버지 화 풀기 쉽지 않아"…日서 귀국 못하는 신동빈의 고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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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너무나 보수적인 기업, 그러나 튼튼한 회사.'

롯데그룹은 계열사 80개, 총 자산 92조원에 달하는 재계 5위 기업이다. 하지만 그룹의 규모나 위상에 비해 내부 지분 관계 등에 대해서는 그다지 알려져 있지 않다. 일본 롯데로 가면 구조는 더 복잡해진다. 롯데 계열사 경영진들은 유독 대중 앞에 나서지 않는다. 이는 '고객에게 잘해주는 게 중요하지 사장 얼굴이 알려져서 뭐하냐'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경영철학과 궤를 같이 한다.


지금의 롯데를 일궈낸 신 총괄회장은 무소불위의 존재다. 장남과 차남의 싸움으로 얼룩진 일련의 사태에도 신 총괄회장은 가장 중요한 키를 쥐고 있을 정도로 영향력이 막강하다. 신 총괄회장은 거의 매일 계열사 사장으로부터 현안과 실적을 보고 받는 것으로 유명하다. 아흔이 넘은 나이임에도 특유의 꼼꼼함과 수치에 밝은 계산은 여전한 것으로 전해져왔다. 두 아들 중 후계자 덕목 중 가장 중요한 것으로 경영능력을 꼽을 만큼 신 총괄회장은 성과를 중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의 불씨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중국 투자와 관련해 보고 없이 시작해 1조원의 손실 역시 누락한 것이라는 것이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주장이다. 또 신 총괄회장이 신 전 부회장과 장녀인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에게 신 회장의 보고 누락 얘기를 듣고 대노했다고 했다. 그만큼 자식들의 사업 보고는 신 총괄회장에게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 신 전 부회장의 주장이 맞다면 신 회장의 중국사업 손실 누락은 본인에 대한 도전으로도 해석될 수 있는 중요한 사안이다.


신 전 부회장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신 총괄회장은 몹시 화가 나있는 상태다. 또 지난 28일 신 회장으로부터 강제 퇴진까지 당한 상황인데다 반 동빈파인 신 이사장과 신 전 부회장과 함께 집무실이자 집인 롯데호텔 34층에 같이 있다. 화를 풀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현재 신 회장은 혼자 일본에 머물러 있다. 31일 신격호 부친 제사를 위해 모친인 시게미쓰 하쓰코 여사까지 귀국해 신 회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한국에 모여 있다. 일각에서는 신 회장이 최대 분수령이 될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 앞서 일본 내 세력을 집결하고 우호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일본에 머물러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또 대노한 아버지의 화를 풀 수 있는 카드를 들고 오기 위해 귀국이 늦춰진다는 얘기도 있다.


시장은 신 회장이 언제 한국으로 들어오는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신 회장은 당초 다음주께나 돌아올 것으로 예상됐으나 귀국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한국행 비행기를 수시로 예약해 놓고 있다. 신 회장을 제외하고 뭉치는 모양새여서 심적으로 큰 부담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재계에서는 한번 마음에 안 맞으면 두 번 다시 돌아보지 않는 불같은 성격의 신 회장이 자신을 퇴진하게 한 신 회장과 화해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반 신동빈파인 형과 누나와 같이 있기 때문에 아버지와의 관계 개선 자체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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