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국가보훈처가 금품선거 의혹에 휩싸인 재향군인회를 대상으로 감사를 실시했지만 본질이 빠진 '부실감사'로 막을 내리면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국가보훈처는 연이은 감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하지만 감사의지가 약한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보훈처는 특별감사결과를 통해 ▲경영본부장 비공개 채용, 정원 초과 직원 채용 등 인사 관련 규정 위반 ▲본부 사무실이전 일방적 추진 ▲향군 경영위기 피의자에 대한 의혹 등만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하지만 지난 4월 취임한 조남풍(예비역 육군 대장) 회장의 금품선거 의혹에 대해서는 감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장성현 향군 노조위원장은 "보훈처가 감사를 시작한 날 향군 부장 16명이 보훈처 감사실장을 만나 조회장의 금품선거 의혹에 대한 제보를 했지만 이에 대한 감사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향군노조는 조회장이 취임 직후인 지난 6월 향군설립 63년 만에 노조를 결성하고 조 회장의 금품 선거 의혹을 꾸준히 제기했다. 노조는 조회장의 후보 캠프 사람들이 향군 산하 기업 사장 인사 청탁 명목으로 수천만원의 돈을 받고 투표권을 지닌 일부 대의원들에게 각각 수백만원의 돈을 뿌렸다는 정황을 확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종경 보훈처 감사담당관은 특별감사결과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노조를 만난 적도 없고 제보를 받은 적도 없다"고 말했다. 이때문에 진정서에는 내용이 없어 감사대상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특히 장재욱 보훈처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하지 않고 옆에서 지켜보는 모습을 보여 기자들에게 비난을 받았다. 이전 홍보성 브리핑에서 기자의 참석과 무관하게 브리핑을 직접 나서던 모습과 대조적이다. 군 관계자는 "아무래도 윗 기관에서 보는 공개 브리핑이다 보니 안 좋은 질문이 쏟아지는 브리핑을 피한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보훈처 관계자는 "브리핑은 대변인실 소속 직원이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며 누가 브리핑을 할지는 보훈처에서 정한다"고 답변했다.
또 보훈처 관계자는 추가 감사에 대해 "향후 어떤 감사를 벌일지 대상과 시기는 정해진 것이 없으며, 조회장의 직무정지 요청을 하게 되면 향군에서 결국 가처분 신청을 해 어떤 감사와 대책이 필요한지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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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향군 노조는"사안의 본질을 외면한 감사"라며 "매우 실망스럽다"는 입장을 밝히며 "조남풍 향군 회장 등의 비위 건에 대한 검찰 수사를 요청하는 진정서를 청와대에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향군 노조는 입장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보훈처는 향군 내부직원들의 진정서를 6월 11일 접수했음에도 15일 뒤에야 감사에 착수했다"며 "보훈처의 감사 의지에 의문을 표시하며 감사 시작 전에 향군 부장단이 보훈처 감사실장을 만나 금품선거 의혹을 감사대상에 포함시켜달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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