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굿모닝증시]저성장쇼크와 달러강세의 틈바구니
전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분기대비 0.3% 성장에 그쳤다. 지난해 연말을 제외하면 6년만에 최저수준이다. 메르스 여파로 가계소비 심리가 크게 악화되고 민간소비 증가율이 전분기대비 0.3% 감소했다. 기업투자도 0.4% 증가에 그쳤다. 가뜩이나 달러 급등과 원화가치 급락 속에 고민이 깊어가는 증시에 저성장이라는 또다른 악재가 나타난 셈이다.
전문가들은 저성장이 일정부문 경기전망을 어둡게하며 증시에 중장기적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저성장과 달러강세 국면에 알맞은 적절한 투자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종목별 투자로는 강한 미래 성장성을 갖춘 기업들로 전략을 압축하고 현재 환율상황을 고려해 원화약세 수혜주를 중심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김두언 하나대투증권 연구원= 상반기 국내 경제가 메르스 여파와 대내외 불확실성이 겹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하반기에도 제한적 반등이 예상되는데 평균 2.9%의 성장이 예상되고 올해 연평균으로는 2.6% 성장을 예상한다. 글로벌 경기부진과 신흥국들의 통화절하경쟁 등을 감안하면 우리 경제의 성장모멘텀인 수출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은 추가경정예산의 집행속도와 고용개선 여부다. 세입경정 5조6000억원을 포함해 총 22조원 규모의 추경 집행률에 따라 하반기 국내 경제 회복속도가 달라질 것이다.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추경은 향후 1년간 우리경제의 상승모멘텀으로 작용하며 집행률이 클수록 국내 경제의 상승효과 또한 큰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유발효과가 큰 서비스업과 소비, 투자 등 국내 내수중심의 개선도 소비 증대를 불러올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글로벌 경기부진 및 환율변동성 확대에 주의할 필요는 있다. 국내 수출의 25%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 경기가 여전히 부진하고 제차 하락세를 보이는 원자재 가격 또한 신흥국 경기 불안 요인으로 글로벌 무역의 위축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 각국의 통화절하 경쟁도 부담스럽다. 글로벌 경기 부진으로 수출물량의 더딘 회복세를 감안하면 국내수출의 의미있는 반등은 시간이 필요하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 국내외 기업들의 실적발표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미국에서는 구글과 넷플릭스, 애플, MS, 시티그룹, BOA 등 미국 대표기업들의 실적발표가 이어지며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당초 미국 기업들의 실적은 1분기 부진한 GDP성장률 속에 계속된 달러 강세 및 5월까지 이어진 경기지표 부진에 따라 2분기에도 기업실적 개선은 더딜 것이라는 전망이 다수였다. 그러나 실적을 발표한 116개 기업들 가운데 매출 및 어닝서프라이즈 비율을 나타낸 기업은 각각 53.4%, 75%에 달했고 매출 및 이익성장률 예상 상회기업도 각각 56.9%, 60.3%로 높은 성장세를 이어갔다.
여기서 나타난 특징 중 하나는 미국도 실적 발표 이후 반응을 보면 향후 지속 성장성에 주목하는 모습이었단 점이다. IT 섹터에서는 애플과 MS등이 양호한 실적발표에도 기존 산업의 경쟁력 약화 및 실적 가이던스 하락 등의 영향으로 주가는 하락반전한 반면 구글 및 넷플릭스 등 상대적으로 경기민감도가 낮고 신성장 산업의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종목들은 이익전망 상향조정과 함께 주가가 큰 폭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국내증시도 실적 시즌을 지나면서 점차 미래 성장성에 주목하는 구도가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 원화 약세가 심화되면서 시장은 점차 환율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165원선을 넘어서면서 지난 2013년 최고치를 돌파하자 달러강세 및 원화약세 수혜가 예상되는 종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렇지만 일반적 통념대로 원화약세 수혜가 주로 IT와 자동차 업종에 쏠릴 것이라는 기대감은 틀릴 가능성도 있다. 원화약세는 단가 상승이란 점에서는 전통적 수출주에 심리적으로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지만 과거 데이터를 보면 이들은 원화약세기에 그다지 좋은 성과를 기록하지 못했다.
가장 큰 원인은 주가가 기업이익이 아닌 유동성에 더 반응했기 때문이다. 원화 약세시 IT와 자동차 등 수출주 가격 경쟁력은 개선되지만 수급 측면에서 보면 외국인 자금이탈로 전체적으로 주가에는 마이너스 효과가 나타나곤 했다.
이와 반대로 보통 원화약세 피해주로 인식되는 음식료업종은 수혜주가 될 수 있다고 판단된다. 원화 약세에 따라 원재료 수입단가가 올라가는 것은 부정적이나 달러 강세에 따른 상품가격 하락폭이 더 커 전체적으로 플러스효과가 나타날 것이기 때문이다.
달러기준 상품지수와 이를 원화로 환산한 원화환산상품지수는 여전히 하락 중이다. 이는 상품가격 하락이 원화 약세보다 더 빠르기 때문이며 이에 따라 음식료업종의 수익성 개선 여지는 높은 편이다. 항공주들 역시 상품가격 하락 효과를 누릴 전망이다. 최근 한달간 중국과 일본, 대만 항공주의 주가 상승률이 높다는 점도 항공주 투자심리를 개선시킬 것이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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