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재연 기자] 불륜을 저질러 사법연수원에서 파면당했던 신모(33)씨가 파면취소 소송 항소심에서도 패소했다.
서울고법 행정4부(부장판사 지대운)는 21일 신씨가 사법연수원장을 상대로 "파면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낸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대법원장은 법원 소속 공무원에 대한 지휘 감독권을 일환으로 파면 징계권을 위임할 수 있고 피고가 위임받아 제정한 규칙에 따라 징계권을 행사할 수 있다"며 "파면 처분의 근거가 없다는 규정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적시했다.
이어 파면 처분이 사법연수원의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 무효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임용권자에게 광범위한 재량권을 부여할 수 있다는 점이 인정된다"며 "원고의 행태·결과의 중대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하다고 보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사법연수원은 2013년 10월 A씨가 다른 여자 연수원생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일, 이후 A씨의 아내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으로 여론이 들끓자 징계위원회를 열어 파면 처분을 내렸다.
이 사건은 당시 A씨의 장모 B씨가 '딸의 억울한 죽음을 알아달라'고 1인 시위를 벌이며 세상에 알려졌다.
연수원생 파면 조치는 2003년 모 씨가 여성의 나체 사진을 찍어 협박해 금품을 빼앗아 구속된 이후 사법연수원 사상 두 번째다. 이날 A씨와 B씨는 법정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신씨는 앞서 숨진 여성의 가족이 제기한 손해배상 민사 소송 항소심에서도 패소했다. 그러나 간통 혐의로 기소된 형사 소송에선 1심에서 징역 6개월을 받은 뒤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한편 파면된 A씨가 법조인으로 활동하려면 이번 소송에서 이기거나 다시 사법시험을 통과하든지 법학전문대학원을 거쳐 변호사 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김재연 기자 ukebid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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