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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엘리엇 대결서 '개인·외국인 주주' 중요성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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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이법 합병을 계기로 주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 약속한 주주친화 정책도 차질 없이 시행해 나가고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 경영을 해나가겠다."


최치훈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은 17일 열린 임시 주주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공격을 물리치고 제일모직과의 합병에는 성공했지만 일련의 과정에서 터져 나온 외국인과 소액주주의 불만이 만만찮았기 때문이다. 삼성은 결과적으로 상당수 외국인 주주와 소액주주의 마음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합병에 반대표를 던진 주주도 적지 않았다.


이날 열린 삼성물산 주주총회에 참석한 소액주주연대 운영진은 "회사는 합병이 '적법하다'고 주장하지만, KCC에 자사주를 매각하면서 이미 한쪽 귀를 닫고 시작한 셈"이라며 "삼성물산 이사진은 양심을 팔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남성 소액주주는 "이번 합병 굉장히 불쾌하다"며 "우리(삼성물산)가 1대 1.2로 오히려 많이 받아야 한다. 억울하다"고 얘기하는 등 소란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 보니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성공에는 외국인과 소액주주의 지지가 큰 뒷받침이 됐다는 분석이다. 삼성물산 임직원들은 1000주 이상을 들고 있는 소액주주를 직접 찾아다니면서 합병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임원들은 외국인 투자자를 만나 설득 작업을 하는 등 전사적으로 나서 이번 합병을 결국 성사시킨 것이다.


고비를 넘겼지만 삼성이 주주친화적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기에는 풀어야 할 숙제도 많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의 말대로 엘리엇의 공격이 국내 대기업은 물론 자본시장을 한 단계 성숙시키는 '위장된 축복(disguised blessing)'이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삼성을 비롯한 대기업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주주친화적 기업으로 변신해야 한다는 것이다. 황 회장은 "재벌 대기업이 소액주주, 외국인 주주를 위한 배당 정책이나 주주 친화적인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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