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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랗게 질린 한강…"20년만에 이런 녹조는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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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녹조 시달리는 한강 직접 가 보니

파랗게 질린 한강…"20년만에 이런 녹조는 처음" ▲안양천 합수부 인근에서 개구리밥, 녹조 등 각종 부유물이 뒤엉킨 채 떠다니고 있다(사진=최우창 기자 smic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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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20년간 한강을 청소해 왔지만 올해처럼 심각한 녹조현상은 없었습니다. 고작 40분 동안 (청소) 작업을 했는데, 벌써 배에 쌓아올린 부유물이 5t에 가까워요."

한강 청소업무를 맡은 서울시 한강사업본부 소속 청소선(船) 5호 박태화(50) 선장이 악취 탓에 얼굴을 찌뿌리며 말했다. 한강 하류구간에서 15년만에 '조류경보'가 발령되며 서울시가 녹조와 쓰레기가 뒤범벅된 오물을 걷어내는 작업에 들어간 것이다.


2일 오전 10시께 김동언 서울환경운동연합 도시생태팀장과 함께 찾은 서울시 강서구 염창동 안양천 끝자락. 한강 본류와 한강 하류 최대 지천(枝川) 중 하나인 안양천이 만나는 이곳에서는 코를 찌르는 듯한 악취가 풍겨왔다.

빠른 속도로 증식하는 남조류, 개구리밥, 쓰레기 등이 엉킨 안양천의 수면 상태는 하수구를 연상케 했다. 18년간 환경운동을 펼쳐온 선상규 강서ㆍ양천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도 "이처럼 심각한 녹조현상은 처음"이라며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15년만에 처음으로 조류경보가 발령된 한강 본류 상황도 만만치 않았다. 합수부에서 성산대교 남단까지 1.2㎞에 이르는 강가에는 배를 드러낸 채 죽어있는 물고기들을 목격할 수 있었다. 수면 역시 녹색 물감을 풀어놓은 듯 온통 새파란 빛이었다.


김 팀장은 이번 한강 하류 녹조사태의 원인으로 가뭄ㆍ초기우수(雨水)ㆍ신곡수중보를 꼽았다. 그는 "빗물처리 용량이 부족한 하류 물 재생센터에서 지표면에 쌓인 각종 영양물질이 함유된 초기우수를 방류하면서 남조류 번식에 필요한 영양분을 공급했다"며 "이 신곡수중보로 인해 한강의 물 흐름이 지연되면서 남조류가 대량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상 조류현상이 나타나면 남조류인 자오스민(Gaosmin)이 번식, 흙냄새를 유발한다. 이번 조류현상의 우점종(優占種ㆍ군집을 대표하는 종류)인 마이크로시스티스(Microsystis)는 때때로 간 질환을 유발시킬 수 있는 독성 물질을 뿜어내기도 한다. 수상스키 등 물놀이 활동을 위축시키는 요인이다.


다행히 수돗물은 아직 안전하다. 시는 취수구간인 잠실수중보 상류구간엔 녹조가 미미한데다, 고도정수처리장을 운영 중이어서 수돗물에는 큰 이상이 없다고 밝혔다. 냄새주의보는 지난달 30일부로 발령돼 있다.


하지만 가뭄이 계속되며 상황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시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2만7076 cells/㎎에 이르던 성산대교 인근의 남조류 개체수는 2일 3만2791cells/㎎로 증가했다. 행주대교 인근에서는 독성물질 마이크로시스틴-LR(Microsystin-LR) 1.4㎍/ℓ이 검출되기도 했다. 예년의 사례를 볼 때 10월 초에도 녹조가 나타난 적이 있는 만큼, 장기화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충격에서 이제 막 벗어나려는 경제환경에는 또 다른 악재인 셈이다. 시는 독성 물질 검출에 따라 한강 내 수영ㆍ낚시 등을 자제해 달라고 권고하기도 했다. 전재식 서울 보건환경연구원 물환경연구부장은 "조류현상의 해소여부는 기상여건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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