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현장에서]성소수자에게도 행복해질 권리 있다

시계아이콘00분 49초 소요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미국 연방대법원에서 동성혼(同性婚) 합헌 판결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아직 갈 길이 먼 듯 합니다. 다만 서울광장이라는 넓은 공간에서 스스로 존재를 드러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


28일 오후 2시 서울시 중구 서울광장 앞에서 이색적인 풍경이 펼쳐졌다. 이른바 '퀴어문화축제'다. 그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성소수자들이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는 장소에서 축제를 연 것이다. 지난 9일부터 이날까지 총 3주간 행사 중 이곳에서만 두번째 행사가 열렸다.

도심 한복판에서 공개적인 축제를 열었지만, 우리 사회에서 동성애자 등 성소수자들은 그동안 '존재하지 않는 존재'였다. 자신의 성적 지향을 드러낸다는 것은 곧 '사망선고'나 다름 없었기 때문이다.


실제 연예인 홍석천(44)씨는 언론에 의한 '아웃팅(Outingㆍ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성적 지향이 드러나는 것)' 이후 수 년간 방송계에서 퇴출당했다. 지난 2003년 인권운동가 육우당(六友堂ㆍ18)은 종교적 번민 끝에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는데 아웃팅을 우려해 빈소에 영정조차 내걸지 못했다.

시간이 흐르며 성소수자의 인권은 적잖이 향상됐다. 방송프로그램 등으로 시민들이 성소수자를 직ㆍ간접적으로 만나 볼 수 있는 사례도 늘었다.


그럼에도 성소수자를 둘러싼 편견과 혐오는 여전하다. 지난해 서울시민인권헌장 제정 좌초 이후 일부 종교인들은 1년 가까이 시청 앞에서 농성하며 "동성애는 타락"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XX(항문)충', '소돔과 고모라' 등 혐오섞인 발언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5월 "모든 사람은 자신이 누구이든, 누구를 사랑하든 관계없이 공포와 폭력, 차별에 대한 걱정 없이 자유롭게 살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성소수자를 인정하든, 그렇지 않든 그들도 평등한 인권을 가졌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