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은지 기자] 극심한 가뭄에 농업·수처리주가 테마주를 형성하며 급등하고 있다. 기상 이변으로 '슈퍼 엘니뇨' 우려 또한 고조돼 당분간 이들 종목에 대한 관심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비료 생산업체인 조비와 남해화학은 이달 들어 지난 19일까지 각각 39%, 13% 상승했다. 농기계를 생산·판매하는 대동공업(18%)과 동양물산(5%)도 나란히 올랐으며 농약 제조사인 동방아그로(28%), 경농(3.5%)도 동반 상승세를 나타냈다. 사료 생산업체인 이지바이오는 최근 3거래일간 24.8% 급등했다.
농업 관련주의 이 같은 상승세는 기록적인 가뭄으로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농산물 생산자물가는 8.4%로 4월 2.2%와 비교해 큰 폭으로 뛰었다. 고랭지 배추, 무 파종이 늦어지는 등 밭작물에 치명적인 가뭄 피해가 가시화되고 있는 것. 공급량을 늘리기 위한 조치와 함께 관련 수요가 늘 것으로 기대되면서 이들 업체의 주가가 영향을 받고 있다.
길어지는 가뭄에 수처리업체들 역시 달아오르고 있다. 19일 기준 코오롱글로벌이 이달 16.3%, 웰크론한텍이 9.24% 올랐다. 젠트로, 자연과환경도 각각 8.8%, 5.6% 동반 오름세를 띄었다.
슈퍼 엘니뇨에 대한 잇따른 경고도 호재로 작용했다. 미국, 일본, 호주 기상청 등은 올해 18년 만에 가장 강력한 슈퍼 엘니뇨가 발생할 것으로 관측했다. 호주와 아시아 등에서는 심각한 가뭄이, 동아프리카와 중남미 지역에서는 폭우와 홍수 등 기상 이변이 발생해 농산물·원자재의 가격 급등이 우려된다는 분석이다.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KB투자증권과 IBK투자증권 등은 관련 종목에 관심을 가질 것을 조언한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이상기후에 따른 농산물 수급과 가격 영향이 이들 종목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지속되는 가뭄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은지 기자 eunj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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