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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읽다]메르스 확산…'현대 생활습관'이 촉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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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처지 "중동 지역 정확한 감염 경로에 대한 국제 공동 조사도 필요"

[과학을 읽다]메르스 확산…'현대 생활습관'이 촉매 ▲메르스는 현대 라이프스타일로 치사율이 높다는 지적이 나왔다.[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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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한국판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메르스) 확진자가 14명 늘어 11일 현재 전체 환자는 122명으로 늘어났다. 메르스가 현대 생활습관과 결합되면서 치사율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제기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과학전문매체인 네이처지는 9일(현지 시간) 한국판 메르스 사태를 전하면서 "낙타가 더 많은 아프리카에서는 메르스 감염 사례가 보고되고 있지 않다"며 "반면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메르스 감염자가 많은데 이는 사우디아라비아에 흔한 당뇨병과 결합되면서 치사율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메르스는 박쥐에서 시작된 바이러스로 과학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박쥐가 낙타에 바이러스를 옮겼고 낙타와 접촉한 인간이 감염되는 사례가 대부분이다. 이 부분에서 네이처지는 낙타가 더 많은 아프리카 지역에서는 감염자가 보고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26만 마리의 낙타보다 아프리카 지역은 더 많은 낙타가 있다. 소말리아는 700만, 케냐에는 300만 마리의 낙타가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네이처지는 "이처럼 낙타가 훨씬 많은 아프리카 지역에서 메르스 감염자가 보고되지 않은 것은 미스터리"라고 지적했다.

그 원인으로 네이처는 두 가지를 꼽았다. 우선 열악한 감시망과 통계 시스템으로 감염자가 발생했는데도 제대로 보고되지 않았을 것이란 가설을 내놓았다. 다른 가설로는 아프리카에서는 메르스가 덜 위험하고 덜 심각할 것이란 분석을 제기했다. 메르스는 현대 생활습관이 촉매제가 되면서 가속화됐을 것이란 진단이다. 실제 메르스는 기저질환(당뇨병 등)이 있는 사람들에게 있어 치사율이 매우 높다.


네이처지는 "현대 생활습관으로 생긴 당뇨병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흔하다"며 "이 같은 기저질환에 메르스가 침투하면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많은 사람들이 감염됐고 사망자도 많았던 것으로 분석된다"고 진단했다.


한국판 메르스 확산에 대해서 네이처지는 정확한 감염 경로에 대한 국제 공동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네이처지는 "2012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메르스가 발생해 전 세계적으로 1200여명이 감염됐고 450명 정도가 사망했다"며 "인간과 인간 사이에서는 전염되지 않고 바이러스 과량에 의한 병원내 감염이 주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한국의 경우를 봤을 때 앞으로 메르스가 확산될 가능성은 언제나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한국판 메르스 확산을 두고 바이러스 변종 여부에 전문가들의 관심이 집중됐는데 이는 중국과 한국 정부의 조사 결과 그렇지 않다는 결론이 나와 메르스 확산 가설에서 제외됐다고 전했다.


네이처는 낙타에서 인간으로 전염되는 정확한 감염 경로에 대해 사우디아라비아가 더 많은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예컨대 동물의 시체나 피를 만져 감염되는 것인지, 아니면 낙타유나 오줌 등에서 감염되는 것인지 등에 대한 정밀 조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피터 벤 엠바렉 세계보건기구(WHO) 박사는 "동물로부터 전염되는 사례에 대해 아직까지 정확한 조사가 진행되고 있지 않다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드로스텐 독일 본대학 바이러스학자는 "이번 한국판 메르스 확산으로 인해 중동 국가들이 메르스와 관련된 연구는 물론 제대로 된 통제 시스템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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