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4차 한중 CEO 라운드테이블' 개최
"의료·문화콘텐츠·금융, 첨단산업으로 협력 확대해야"
아시아판 에어버스 설립 제안도 나와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한국과 중국 최고경영자(CEO)들이 한 자리에 모여 '뉴 노멀 시대'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CEO들은 기존 제조업에서 의료·금융 등 서비스산업과 항공기 제조 등 첨단산업 분야로 협력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데 공감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중국국제다국적기업촉진회와 공동으로 '제4차 한중 CEO 라운드 테이블'을 개최하고 이 같은 방안을 논의했다.
박삼구 한국측 위원장(금호아시아나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한국과 중국은 과거처럼 높은 경제성장을 하거나 현재의 성장수준을 유지하기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다"며 "새로운 경제상황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협력의 틀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제는 의료, 문화 콘텐츠, 금융 등 다양한 서비스산업 분야와 첨단산업 분야로 양국간 교류와 협력을 넓혀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젠칭 중국측 위원장(중국공상은행 회장)은 "한국과 중국은 가까운 이웃으로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건설이 한중 모두에게 더 많은 경제협력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중국의 21세기 해상 실크로드 건설이 한국의 국제무역, 국제운송 확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일대일로를 통해 만들어지는 거대한 투자 및 소비수요를 활용해 한중 경제계가 공동발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일대일로는 중국 중서부, 중앙아시아, 유럽을 경제권역으로 하는 '육상 실크로드 경제벨트'와 중국 남부, 동남아시아의 바닷길을 연결하는 '해상실크로드'를 통해 아시아에 경제공동체를 건설하자는 구상이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중국기업의 니즈와 우리기업이 가진 역량, 노하우를 결합시켜 제3국 시장에서 양국이 협력해 진출하는 전략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철강산업의 경우, 중국기업들은 한국기업의 공정기술과 친환경기술, 글로벌경영 노하우 등을 흡수해 업그레이드해 나갈 수 있다"며 "한국기업 역시 중국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글로벌 경영을 한 차원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은 한국과 중국이 중심이 된 '아시아판 에어버스' 설립을 제안했다. 이 부회장은 "항공기 부품은 약 400만개로 한 국가에서 다 만들기 어렵기 때문에 분업체계가 필요하다"며 "급증하는 아시아의 항공기 수요를 바탕으로 한국과 중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이 항공기 제조 분야에서 협력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미국의 보잉, 유럽의 에어버스가 독점하고 있는 항공기 제조업에서 아시아의 시대를 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을 활용해 무역을 활성화시키자는 제안도 나왔다. 박재홍 ㈜한화 대표는 "기존의 단순 수출입교역에서 탈피해 글로벌 시장에서 공동 대응하기 위해서는 양국 기업이 공동으로 해외판매시장을 개척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한중 간 인적교류 확대방안으로 "주요 도시 호구자에 대한 무비자 입국 허용을 1년간 시범적으로 시행하고 이후 단계적으로 사증면제범위를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교육·예술·스포츠 분야에서의 인문 교류 확대, 다양한 관광 콘텐츠 개발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는 중국은행업계 1위인 중국공상은행의 장젠린 회장, 세계 조강생산량 3위 허베이철강의 위용 회장 등 중국을 대표하는 기업인들이 참가했다. 이 외에 동양생명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천핑 안방보험 부회장, 현대자동차와 중국에서 합작법인을 운영하고 있는 리펑 북경자동차 총재 등도 함께 했다.
한국측에서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을 포함해 권오준 포스코 회장,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 이상운 효성 부회장,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 등 주요 기업인들이 참석했다.
한편 이번 중국대표단은 29일 강북삼성병원을 방문해 한국의 건강검진서비스를 체험하고 CJ C&M 센터에서 한국 콘텐츠산업 현장을 견학할 예정이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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