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대학졸업 이상 고학력자의 공식 실업률이 5년 2개월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매년 대졸자가 60만명 이상 쏟아지지만 변변한 일자리는 부족해 실업난이 고착화된 것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대졸자 실업률은 두 달 연속 고졸자 실업률을 웃돌았다. 비싼 등록금을 내고 졸업장을 거머쥐고도 일자리를 못 찾는 상황이 심화되면서 정부 일자리 대책에 '고학력자'는 빠져있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15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4월 대졸 이상 실업률(대졸자 실업률)은 4.4%로 2010년 2월(4.6%) 이후 62개월래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0.2%포인트, 전월 대비 0.1%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공식 실업률(3.9%)보다도 0.5%포인트 높다.
대졸 실업자 규모는 51만8000명으로 전체 실업자(105만3000명)의 절반에 육박한다. 지난달(50만1000명)에 이어 두 달 연속 50만명대다.
대졸자 실업률은 두 달 연속 고졸자 실업률(4.1%)도 웃돌았다. 2013년 5월 이후 줄곧 고졸자 실업률을 밑돌다 지난 3월부터 추월한 모습이다. 다만 1분기 전체로는 고졸자 실업률이 4.5%로 대졸자 실업률(3.9%)보다 높다.
문제는 이 같은 고학력 실업난이 점점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는 점이다. 대학진학률은 70%를 웃돌지만 대기업, 공기업 등 안정적 일자리가 부족한 탓이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9년 양질의 일자리는 265만개지만 양질의 노동력은 528만명에 달할 전망이다. 대학이 실업자 양성소가 되고 있어 구조개혁이 필요하다는 지적은 이 때문이다.
특히 경기부진으로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주저하고 금융ㆍ증권업 등을 중심으로 한 구조조정도 이어지고 있어 일자리 전망은 더 어둡다. 경영자총협회는 올해 신규채용 규모가 작년보다 3.6%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 박사는 "노동시장 이중구조로 인해 양질의 일자리가 적다"며 "좋은 직장에 들어가기 위해 졸업유예, 취업재수 등을 하면서 청년 취업연령이 다른나라보다 3∼5세까지 늦춰져, 국가적 손실도 크다"고 말했다.
취업준비자, 구직단념자 등을 포함한 비경제활동인구도 대졸 이상 고학력자를 중심으로 4개월 연속 증가세다. 지난달 비경제활동인구는 전년 동월 대비 27만2000명(1.7%) 증가한 1597만1000명으로 집계됐다.
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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